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준성 Aug 07. 2022

The Secret of my Success

뭐라도 될 줄 알았다.

엔씨소프트 우편실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알고 만나게 되었다.

대한민국 벤처기업의 신화이자 자수성가한 김택진 대표님을 직접 볼 기회도 생기고(나는 요즘에도 가끔 TJ를 볼 때마다 90도로 인사한다. 진짜 존경하는 분)

다양한 직군(프로그래머, 기획자, 그래픽 디자이너, 마케터 등)의 사람들 그리고 외주업체 사람들


나도 어쩌면 외주 업체의 인원이라고 볼 수 있었기에 외주업체 사장님들과 밥도 자주 먹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인테리어 사장님이 나에게 The Secret of my Success라는 영화를 비유하면서

영화의 주인공이 어떤 회사에 우편물 배달하는 직원으로 들어가 우연한 기회에 임원 행세를 하게 되고

돈과 사랑을 얻게 된다는 내용(영화를 못 보고 대략 줄거리만 들어서 정확하지 않음)으로

나도 노력하면 언젠가 영화 속 주인공처럼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어린 시절부터 축구와 게임 그리고 음악을 좋아했는데 이 셋 중에 하나를 잘하면 뭐라도 될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평범함과 어리석은 삶의 그 어디엔가 위치를 잡고 있었던 것 같다.

음악을 한 창 즐기고 연습할 때에는 언젠가 슈퍼스타가 될 거라는 상상을 하고

축구를 할 때면 어디선가 나를 스카우트해서 프로 축구에 데뷔하는 상상을 한다거나

게임회사의 대표가 되는 꿈을 꾸곤 했다.


그럼에도 가장 현실적인 나의 목표는 어릴 때부터 일본 게임을 하고 일본 음악을 듣고 자라 일본어를 꽤 잘했기에

한국외국어대학 일본어과에 진학해서 일본에 취업해서 일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일본어도 어중간하게 잘했고 대학 진학에는 실패했으며 일본에  2번 여행을 가본 것 외에는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성공의 비밀 같은 것은 존재하지도 않았고 내 인생은 실패자로 마감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떠나지 않았다.

나의 자존감은 구겨진 채로 휴지통에 버려진 지 오래였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엔씨소프트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는 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