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이라는 것은
겹겹이 그리고 단단하게 싸여있는 슬픔을
하나씩 하나씩 벗겨내다가
더 이상 벗겨낼 슬픔이 없는, 그 순간에
간혹 발견되는 건 줄 알았다.
기쁨을 찾으려
손톱이 깨지고
손 끝의 살이 갈라져 피가 흐를 때까지
어둠 속에 홀로 앉아
쉬지 않고
슬픔을 까고 또 깠다.
그러다가
온몸이 녹초가 될 때쯤 깨달았다.
눈물이 양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기쁨이
슬픔 속에 있다는 말은 진실이었다.
두껍고 뻣뻣한 슬픔을 힘들게 벗겨내고
얇고 부드러운 슬픔을 마주했을 때
나는 웃고 있었다.
울면서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