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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호 Mar 22. 2023

반칙도 룰(Rule)이니까.


  남들과 경쟁을 하면서 반칙을 전혀 하지 않고 지는 경우페널티(Penalty)를 감수하며 적절한 반칙을 섞어서 이기는 경우.


  둘 중 어떤 길을 지향해야 할까?


  물론 반칙을 하지 않고 이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으나 솔직히 그럴 자신은 없다. 이길 것을 미리 알고 시작하는 경기는 있을 수 없고, 아무리 자신이 있더라도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경기에 임했으면 최선을 다해서 이기려고 하는 쪽이 옳다고 여기는 편이다.


“저는 올해 꼭 ‘페어플레이어 상’을 받겠습니다. 무엇보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도록 경쟁에 임하겠습니다.”


  목표가 승리 혹은 생존이라는 조건 하에서 과연 가당키나 한 말일까?


(사진 출처 : Pixabay)

  사실 반칙도 규칙(Rule)의 일부이다.


  규칙이 반칙을 정의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반칙과 규칙은 공존한다. 페널티(Penalty)를 받아들인다면

반칙을 하는 것도 규칙을 지키며 정당하게 싸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누가 왜 규칙(Rule)을 만드는지, 심판은 어떤 사람이 담당할지, 반칙에 대한 페널티를 어떻게 정하는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겠다.


  규칙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규칙 속에서 살면서 규칙을 지키기로 약속한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자유를 선택한 사람이라면 말이다.


출처 : Pixabay

  오묘하게도 자유라는 단어는 경쟁이라는 말을 내포하고 있다.    


  축사 안에 갇혀있는 동물들은 모두 공평하다. 똑같이 정해진 사료, 온도, 보살핌을 받는다면 경쟁이 필요 없다. 하지만 축사의 문이 열렸을 때 밖으로 나가기로 결심한 동물들은 자유를 얻게 되겠지만 먹고살기 위해서, 새끼들을 키우고 보호하기 위해서, 더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 수없는 경쟁자들과 싸워 이겨야 한다. 


  동물의 세계처럼 무법천지가 아닌 이상 그리고 혼자 살지 않는 이상 인간은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 없으므로 우리의 경쟁에는 규칙(Rule)이 반드시 필요하다. (동물들도 그들만의 룰이 있는 종이 있겠으나, 인간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본다.)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이 자유와 규칙을 기반으로 경쟁해야 하는 현실이라면 그에 맞게끔 움직여야겠다.


  이기기 위해서는 당연히 실력이 최우선이겠지만, 규칙에 대한 이해와 함께 감당할 수 있는 타당한 반칙도 '가끔은' 필요하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단, 양심이 발동(發動) 하지 않는 범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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