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재호 Mar 30. 2023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야구 경기 관람을 좋아합니다. 직관이면 더 좋겠으나 대부분 TV를 통해서 응원하는 팀의 경기를 챙겨봅니다.


  곧 시작될 시즌을 맞이해서 야구 이야기를 꺼내나 싶으시겠지만, 사실은 은퇴한 선수로부터 받은 싸인 볼(Sign Ball)을 자랑도 하고 감사의 인사도 건넬 겸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번 달 초 새 학년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아이가 저에게 물었습니다.


“아빠! 정근우 아저씨라고 알아?”


“알지, 아빠가 응원하는 팀의 주요 선수였었거든. 작년에 은퇴하셨는데 왜?”


“우리 반 친구 아빠가 정근우 아저씨라던데?”


“그래? 진짜? 야구 레전드 40인에도 선정되셨어.”


“그렇구나. 유명하구나.”


"얼마 전에 '안싸우면 다행이야'에도 나왔는데 기억 안 나?"


이미 결과를 말씀드렸으니 대충 어떤 식으로 전개되었을지 짐작을 하실 것 같네요.


“아빠가 정근우 아저씨 팬인데, 친구한테 좀 물어봐 줄래?”


“어떤 거?”


“친구나 친구 아빠가 불편하지 않다면 혹시 싸인 볼 좀 줄 수 있는지.”


“그래.”


  말을 하고 나니 직접 부탁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를 통해서 이렇게 물어보는 것이 잘한 일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은퇴 후에도 여러 방면(방송 출연, 여자 국가 대표팀 포치 등)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느라 바쁘실 텐데.




  그렇게 대화를 한 후 며칠이 그냥 지났는데도 아이가 별다른 말이 없기에, 저는 아이가 잊어버렸나 보다 하면서 다시 말을 꺼내지 않았습니다. 은연중에 아이나 아이 친구 그리고 정근우 선수에게 무리한 부탁을 했나 하는 생각이 남아있었거든요.


  그런데 지난주,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가방도 벗지 않고 저에게 오더니 눈을 감고 손을 내밀어보라는 겁니다. 또 수업 시간에 만들기를 했거나 군것질 거리를 줄 것이라 짐작하며 시키는 대로 했죠.


“이제 눈 떠봐. 짜잔”




  정근우 선수의 싸인 볼이 제 손 위에 놓여있었습니다.


"친구가 준 거야? 잊어버리고 있었던 거 아닌가 보네?"


"응. 그럼~"


"고마워. 친구한테 과자라도 사줘야겠네."


  혹시라도 우연히 정근우 선수를 보게 된다면 꼭 인사를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마땅히 드릴 선물이 없으니, 이렇게 글을 통해서라도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해 봅니다.


  

  정근우 (전) 선수님~

  항상 건강하시고 파이팅 하세요~

  계속 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싸인 볼 정말 감사합니다. 잘 보관할게요~



매거진의 이전글 ? 권하는 사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