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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호 May 12. 2023

불문율


처음에는 짜증을 냈더랬다.


엉거주춤 찝찝했으니까.


짜증은 가 되었다.


엉거주춤 찝찝했으니까.


화는 요구가 되었다.


엉거주춤 찝찝했으니까.


요구는 부탁이 되었다.


엉거주춤 찝찝했으니까.


부탁이 지금은 불문율이 되었다.


사소한 배려가 불문율이 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최근
얼마 전


  종종 집 화장실에 휴지심(혹은 서너 칸)만 덩그러니 남아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잔소리를 해도 바뀌지가 않더라고요. 물론 화장실을 사용하는 사람이 휴지가 걸려 있는지 확인을 하는 것도 당연하겠으나 매번 걸려 있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죠. (혹은 너무 다급해서?^^;)


  이제는 누구라고 할 것 없이 화장실을 쓰고 나서 곧 새 두루마리가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되면 미리 준비를 해 놓습니다. 발수건 바구니에 새 두루마리 휴지를 올려 두는 것이죠. (잔뜩 쌓아두면 먼지가 쌓이거나 습기를 먹게 되니까. ㅎㅎ) 다음 사람이 부족한 휴지 때문에 엉거주춤 일어나서 몇 걸음 앞에 있는 서랍장으로 가지 않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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