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하다.
소란해야 했다.
쿵쾅쿵쾅 벽을 두드리고
목청껏 소리도 질렀어야 했다.
시끄럽다고
조용히 하라고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을 해도
굴하지 않았어야 했다.
그럴수록
더 악착같이
소음을 일으켜야 했다.
침묵하면서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기회마저 사라진다.
층간 소음을 일으킨다.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계층을 하나씩 부수며
올라가는 꿈을 꾼다.
다만 내가 발을 디딘 곳이
누군가의 천장이 되길 바라지는
않아야 한다.
어쩌면 이미 늦어버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의 양극화와 계층 간의 단절을 해결하기엔 말입니다.
예전에는 부모나 집안의 지원 없이도 공부나 개인의 피나는 노력을 통해서 좁디좁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 마저도 사라져 버린 듯 보입니다.
특정 동네의 집값이 엄청나게 높은 이유는 유명 입시 학원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공부(정확하게는 좋은 성적을 받는 것)를 하게끔 만드는 것도 이제는 돈의 힘이 작용합니다. (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다 알아서 잘한다고들 하지만, 현실적으로 면학 분위기나 정보의 정확도 및 대응 면에서 분명 차이가 벌어지더군요.)
또 다른 (학원가의 동네보다 몇 단계 더 부유하다는) 동네는 공부를 굳이 시키지 않는다고 합니다. 집이 부유하여 자식들에게 남(or 넘)겨줄 것이 충분하니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제 가까운 지인의 친구 분도 엄청난 재력을 가지고 있기에, 아이를 어떤 학원에도 보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즐겁게 놀면서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활동에 시간 할애를 해도 모자라니까요. (물론 그분의 신념일 수도 있겠으나 제가 들은 바로는 결국 돈 때문에 학원 공부까지 시키며 상위권 대학에 보내려는 거 아니냐고 했다는 것을 봐서는......)
현재의 삶에 만족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그와는 별개로 기회의 평등마저도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려가 됩니다.
등교를 하는 아이를 보며 조금 우울해지는 이유는 잠시 흐려진 날씨 탓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