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보내줘!

feat. 메타인지(meta認知) 소녀

by 김재호

“수학 학원이랑 국어 학원 보내줘.”


“아니야. 한꺼번에 그렇게 하면 힘들어서 안 돼. 하나씩 하던지 중학교 들어가면 그때 가자.”


“싫어. 둘 다 지금 보내 줘.”


“너 지금 하는 것도 많잖아. 쉴 시간도 없이 그렇게 하면 금방 퍼진다니까.”


“괜찮아. 내가 알아서 할게. 그러니까 보내 달라고!”


최근 집안에서 반복되던 대화였습니다. 보통 부모가 학원에 보내려고 하고, 아이는 싫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던데, 어째 저희 집은 반대입니다.


월요일 : 영어 학원

화요일 : 방과 후 컴퓨터

수요일 : 방과 후 우쿨렐레, 영어 학원

목요일 : 방과 후 컴퓨터

금요일 : 영어 학원


이게 학교 수업을 제외한 아이의 일정이었습니다. 주말에도 영어 학원 숙제가 많아서 허덕이면서 왜 그리 학원에 집착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몇 번을 물어봐도 솔직하게 대답을 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엄마 아빠가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않으면 보내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더니 결국 마지못해서 이야기하더군요.


“난 학원에서 숙제를 내주거나 시험을 보지 않으면 스스로 공부를 안 해. 그래서 학원을 다녀야 열심히 공부를 한단 말이야.”


이게 말로만 듣던 '메타인지'인가요? 뭐가 되었든 당황스럽습니다.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인데, 무슨 공부에 욕심이 이리 많은지. 앞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시간이 없어질 것이 뻔하니 지금이라도 그냥 신나게 놀면서 체력이나 키우면 좋겠는데 도대체 말을 들어 먹질 않으니 고민이 되었죠.


책쌓고읽기.png 출처 : Pixabay


하겠다는데, 하고 싶다는데 무작정 계속 안 된다고만 할 수도 없어서 결국 수학 학원과 국어 학원이 추가되었습니다.


월요일 : 영어 학원

화요일 : 방과 후 컴퓨터, 수학 학원

수요일 : 방과 후 우쿨렐레, 영어 학원

목요일 : 방과 후 컴퓨터, 수학 학원

금요일 : 영어 학원

토요일 : 국어 학원


아이가 버텨낼지 모르겠습니다.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하면 몇 가지는 포기하거나 나중에 다시 하는 방향으로 바꿀 생각입니다.



그나저나 너 알고 있니? 학원비가 장난이 아니라는 사실을.




메타인지(meta認知) : 자신의 인지 과정에 대하여 한 차원 높은 관점에서 관찰, 발견, 통제하는 정신 작용 (출처 : 다음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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