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순전히 제 생각인데
작가는 택시기사라기보다
버스기사에 가깝지 않을까요?
굳이 비교를 하자면 말이에요.
중간에 타기도 하고
또 내리기도 하는 승객들.
그들도 알고 있겠죠.
부르면 즉각 즉각 오거나
목적지 바로 앞에서 멈추지는
않는단 사실을.
"안 계시면 오라이~"라고 외치며
정거장을 지나치기도 하고
누군가 뛰어오는 모습이 보이면
여유롭게 기다려 주기도 하면서
독자들을 위해
신나게 달리는 버스기사.
버스가 크건 작건
좁은 마을을 빙글빙글 돌든
멀고 먼 도시로 향하든
고속도로를 질주하거나
시골길 위에서 덜컹거리더라도
버스 기사가 되고 싶은 저는
오늘도 일단 시동을 걸고
외칩니다.
"이 버스는 무료입니다.
종점까지 가실 필요도 없으니
아무 때나 타고 내리세요~
택시에 비하면 조금 불편하시겠지만
대신 이곳저곳 둘려서 가니까
볼거리가 많으실 겁니다.
자, 그럼 이제 출발합니다.
자리에 앉으세요~
버스운전 안 할 때는 뭐 하냐고요?
다른 기사님이 모는 버스를 타고
방방곡곡 돌아다니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