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봄비가 되려 더 차가웠나 보다
초록색 옷 급히 꺼내는 걸 보니
고뇌
의심하는 자는
고행길을 걷겠지만
진실에 더 가까워지겠지.
각오
발목 잡혀 아무것도 못했다면
발목을 잘랐어야지
그렇게 간절했다면
진짜 목숨을 걸었다면.
고문관
제발 일 좀 만들지 마!
왜? 나 지금 실업률 개선 중이야.
일종의 자살
이런저런 이유로
이런저런 방법으로
많이도 죽였네
나의 시간을.
독서
쓰는 게 어려운 이유는
아직 아무것도 쓰지 않아서이다.
아무것도 쓰지 않는 이유가
아직 어려워서라면
우선 글을 벌어야 한다
돈을 쓰기 전에 그러하듯.
미의 사명
아름다움의 목적은 무엇일까
추함을 비난하기 위함은 아니겠지.
비와 비
같은 비지만
앞에 붙은 별명만으로도
천지차이이다.
겨울비
봄비
장맛비
이슬비
단비
천지를 오고 가는 비라서
천지차이인가?
신호대기와 눈치싸움
인생에 과연 초록불 빨간불이 있을까
주황 아니면 점멸이겠지.
병 주고 약 주고
떨어지는 꽃의 마음 살짝 들어 올리려
바람이 분다.
기우뚱기우뚱
더 안정적인 삶으로 가기 위해
더 불안정한 곳으로 나를 밀어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