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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호 Mar 30. 2024

끼적끼적

나뭇잎


봄비가 되려 더 차가웠나 보다

초록색 옷 급히 꺼내는 걸 보니




고뇌


의심하는 자는

고행길을 걷겠지만

진실에 가까워지겠지.




각오


발목 잡혀 아무것도 못했다면

발목 잘랐어야지


그렇게 간절했다면

진짜 목숨을 걸었다면.




고문관


제발 일 좀 만들지 마!


왜? 나 지금 실업률 개선 중이야.




일종의 자살


이런저런 이유로

이런저런 방법으로

많이도 죽였네


나의 시간을.




독서


쓰는 게 어려운 이유는

아직 아무것도 쓰지 않아서이다.


아무것도 쓰지 않는 이유가

아직 어려워서라면


우선 글을 벌어야 한다

돈을 쓰기 전에 그러하듯.




미의 사명


아름다움의 목적은 무엇일까


추함을 비난하기 위함은 아니겠지.




비와 비


같은 비지만

앞에 붙은 별명만으로도

천지차이이다.


겨울비

봄비

장맛비

이슬비

단비


천지를 오고 가는 비라서

천지차이인가?




신호대와 눈치싸움


인생에 과연 초록불 빨간불이 있을까

주황 아니면 점멸이겠지.




병 주고 약 주고


떨어지는 꽃의 마음 살짝 들어 올리려

바람이 분다.




우뚱기우뚱


안정적인 삶으로 가기 위해

불안정한 곳으로 나를 밀어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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