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님. 제 수명 10년과 로또 1등을 교환하겠습니다.
좋다. 그렇게 간절하다면 너의 제안을 받아들이마.
잠시만요! 그런데 1등이 되고 나서 행복할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을까요? 10년이면 매우 긴 시간이잖습니까?
물론이지. 그건 내가 보장한다. 결코 모자람이 없을 거야.
네. 네. 정말 감사합니다.
[며칠 후]
으악! 진짜 일등에 당첨되었어!! 세금을 떼더라도 무려 19억이야!! 하하하! 대박이다.
어떠냐? 1등이 된 기분이.
악마님. 천국 아니 하늘을 날아갈 것 같습니다.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합니다.
마음껏 즐겨라. 대신 너의 수명 10년은 이제 나의 것이다.
네. 가져가십시오. 하나도 아깝지 않습니다. 하하하.
자~ 너를 위해서 굳이 이야기해 주자면 너의 수명은 이제 약 30초 남았다.
네? 분명히 제가 행복을 만끽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하셨잖아요.
그래. 맞다. 남아있던 1분이 벌써 다 되어가는구나.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고작 1분이라뇨? 이건 명백하게 계약 위반입니다.
잠시만 내 말을 들어보렴. 내가 그동안 쭉 지켜보니 1등 당첨이 된 후, 진정한 행복감은 대부분 딱 1분 동안 지속되더구나. '행복의 유효기간'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편하려나? 아무튼 그 후로는 고민을 하고, 숨기고, 타락하고, 욕심이 커지다가 결국엔 망가지더라고. 자 이제 1등 당첨 용지를 그만 내려놓거라. 떼만 쓰다가 주어진 1분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였구나. 쯪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