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박물관

by 김재호

삼 년 전

투덜거리는 거친 손길이 빚은 동그랑땡

만든 이는 먼 길 가고 없는데

가장 깊은 곳 얼어붙은 고깃덩어리만

허망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 추석

딸아이가 재잘거리며 빚었던 송편

들러붙고 찌그러지고 갈라지고

자기가 만든 게 아니라며 울고불고하더니

엄마가 다 먹으란다.


보낸 사람 분명치 않은 고춧가루

생산연도도 모를 깨, 콩, 팥

나물은 생선이 먹고

돼지는 소가 되었다.


쿵,

아랫집 이사 왔다며 주고 갔던 떡

제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내 발등을 찍었다.

점심은 괘씸한 시루떡으로 때워야겠다.


작은 틈 벌린 냉동 박물관

그 속에 구겨 넣을 오늘을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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