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AI는 어떻게 학습하는가

by 홍종원

우리는 가끔 놀란다. AI는 사람처럼 학교에 다니지도 않고 책을 읽지도 않는데, 어떻게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상담까지 할 수 있을까. 그러나 그 비밀은 복잡하지 않다. AI는 단 하나의 방식으로 성장한다. 틀리고, 고치고, 다시 시도하는 것이다.


어린아이가 사과와 바나나를 구분하는 과정을 떠올려보면 이해하기 쉽다. “이건 사과야”라고 알려줬는데 “바나나”라고 말하면 우리는 “아니야, 이건 사과야”라고 정정해 준다. 아이는 기억을 수정하고 다음엔 조금 더 정확하게 대답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결국 아이는 사과를 알아보게 된다.


AI도 같은 방식으로 배운다. 입력에 대한 정답을 알려주면, 틀릴 때마다 내부 수치를 조정한다. 그리고 점점 정답에 가까운 방향으로 변해간다. 이 단순한 조정의 반복이 바로 AI가 ‘학습한다’는 의미다.


AI의 구조를 공장에 비유하면 이해가 더 쉽다. 왼쪽 컨베이어로 입력이 들어오고, 중앙의 기계 장치가 그것을 처리한 뒤, 오른쪽에서 결과물이 나온다. 사람이 그 결과를 보고 “틀렸어”라고 말하면, AI는 내부의 나사, 즉 파라미터를 조금씩 조인다. 이 과정이 수백만 번 반복되며 AI는 점점 정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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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요한 점이 있다. AI는 그 정답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사과는 그저 픽셀의 조합이고 숫자의 배열일 뿐이다. AI는 사과를 맛본 적도, 손에 쥐어본 적도 없다. 그는 정답을 맞히기 위해 학습할 뿐이며, 그 정답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보면 AI는 입력, 출력, 오차, 내부 파라미터라는 구조로 작동한다. 입력은 이미지나 문장이고 출력은 AI가 생성한 대답이다. 오차는 그 대답이 정답과 얼마나 다른지를 수치로 계산한 값이며, 내부 파라미터는 이 오차를 줄이기 위해 조정되는 값이다. 이 내부값은 수천 또는 수만 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인간은 그 모든 수치를 직접 확인할 수 없다.


결국 AI는 정답을 맞히는 방향으로만 성장한다. 왜 그 정답이 필요한지, 그 정답이 세상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는 알지 못한다. AI는 계산은 하지만, 질문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AI가 탁월해 보이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AI는 이 과정을 인간보다 훨씬 빠르고 정교하게 수행한다. 데이터 속의 복잡한 패턴, 인간의 직관으로는 절대 발견하지 못할 미세한 관계를 찾아낸다. 이러한 능력이 AI가 비선형성을 극복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인간은 A가 B를 만들고 B가 C로 이어지는 선형 사고를 한다. 그러나 AI는 수백 개의 요인이 얽혀 있는 공간 안에서도 가장 정답에 가까운 경로를 찾아낸다. 그것이 AI의 진정한 힘이며, 인간이 쉽게 도달하지 못하는 지점이다.


AI는 정답을 창조하지 않는다. 정답을 예측할 뿐이다. 그가 말하는 정답은 사람이 먼저 정해준 기준이며, AI는 그 기준에 얼마나 가까운지를 수치로 따지는 존재다. 그는 스스로 목표를 세우지 않고, 자기 경험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AI는 더 적은 오차를 위해 존재할 뿐이다.


인간은 실수에서 의미를 찾고, 기억을 쌓으며, 관계를 형성한다. AI는 실수에서 숫자를 조정하고, 확률을 갱신하며, 모델을 업데이트한다. 겉보기엔 비슷해 보이지만 본질은 완전히 다르다. AI는 배운다. 그러나 깨닫지 않는다. 우리는 깨닫기 위해 배운다. 그 차이가 우리를 인간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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