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멈추기 전엔 몰랐던 것들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몸을 던졌다. 하루의 무게를 털어내듯 아무렇게나 누워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화면 속 세상은 늘 그랬듯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고, 나는 무심히 손가락을 움직이며 그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손끝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아무렇지 않게 잡고 있던 휴대폰이 ‘툭’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순간, 이상한 예감이 스쳤다. 손에 잠시 쥐가 난 걸까, 피곤해서 감각이 무뎌진 걸까.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지만, 몸은 곧 나를 배신했다.
화장실에 가려고 몸을 일으키는 순간,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균형이 무너지고, 그대로 이불 위에 푹 쓰러졌다. 몸은 낯선 중력에 사로잡힌 듯 움직이지 않았다. 당황한 나는 엄마를 불렀다.
분명히 입은 열렸는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내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머릿속에서는 분명히 ‘엄마’라는 말을 하고 있었지만, 공기는 목을 지나가지 않았다. 온몸이 무너져가는 그 순간,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죽는게 이런건가..’
다행히 그 순간 방문이 열리고 엄마가 들어왔다.내 숨소리가 이상한 것을 듣고는 확인하려 했던 것이었다. 그 때 이미 난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고 엄마는 빠르게 119를 불렀다.
여기까지가 발병 당시의 내 기억이고, 응급실에 도착해 잠시 정신이 들어 주민등록번호를 얘기한 것을 제외하고는 길고긴 잠에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