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는 부엉이
병실의 밤은 유난히 길었다.
늦은 밤 홀로 잠에서 깨면,
나는 누워 있던 몸을 천천히 일으켜 앉아
주위를 둘러보곤 했다.
무언가를 지켜보려 했다기보다는,
정말로 내가 병원에 있는 환자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때마다 나는
목을 천천히 돌려 밤을 살피는
올빼미가 된 기분이 들었다.
움직이지 않은 채로
어둠만을 지키는 존재.
그러다 문득,
어느 소설이나 영화 속 이야기처럼
창 밖에서 진짜 올빼미가 날아와
조용히 말해주길 바랐다.
사실 나는 마법사이고,
이 병실과 이 밤은
잠시 잘못 들어온 세계일 뿐이라고.
그러면 나는
다시 눈을 감고 잠이 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알고 보니 내가 그린 것은 올빼미가 아니라 부엉이였다.
이 글을 다 쓰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이야기를 고치지 않았다.
이름이 틀린 채로 밤을 지키던 시선,
마법을 믿고 싶어 했던 그 고요까지
함께 남기고 싶었다.
병실의 밤은 길었고
나는 그 어둠을 견디기 위해
무언가가 되어 있을 뿐이었고,
그것의 이름은 그닥 중요하지 않았다.
마법사가 아니면 어떻고,
또 올빼미가 아니면 어떠한가
이 글은 틀린 이름으로 버틴 밤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