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에게 바라는 마음
오랜만에 딸아이와 쇼핑 후 직장에 출근 (애기들 수업)을 하려고 막 집을 나섰다. 핸드폰의 벨소리가 심상치 않았다
여보
오늘 친구들이 오후에 온다고 했는데 깜빡했다고 준비해 줄 수 있냐고
지금 출근하려는데요
그럼 할 수 없지
하는 말에 엄마 피자 시켜서 드시라고 해요 최소한 일주일 전에 이야기해야지 하는 말을 듣고 나는 마트로 향했다. 즐거운 딸과의 쇼핑을 뒤로하고 2시간을 음식 준비를 위해 마트에 가면서 수많은 생각들이 오고 깄다. 갑작스러운 제안을 하는 건 남편의 책임이고 이야기를 듣고 반응하는 건 나의 선택이었다. 내심 딸과의 즐거운 데이트를 내려놓고 남편의 요구를 들어줘야 된다는 스트레스를 내가 좋아하는 사토밥이라는 스낵을 한 봉지 사서 계산 후 봉지를 뜯었다. 두부와 간단히 음식 재료를 담은 봉지를 오른손에 들고 왼손에 사또밥 봉지에서 한 개씩 꺼내서 먹었다
행복한 순간이었고 관계에 대해서 정리하게 됐다.
나와 남편에 대해서 생각했다.
남편은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갑작스럽게 이야기하고 갑작스럽게 시작하고 갑작스럽게 끝내고.
젊을 때는 나를 무시하고 나를 배려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 요구를 들어주는 나는
남편을 엄청 사랑하고
남편이 없으면 못 살 거라고
그러나 그것이 아님을 사또밥을 먹으면서 알게 됐다.
나는 본성이 그런 사람이다
남편도 원래 그런 사람이다.
타인을 무시하거나 사랑하거나 하는 외부적인 요인이 아닌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맘이 편해졌다.
순식간에 탕평채와 카프레이저를 만들고 배춧국을 끓여놓고 과일 깎고 전기 압력솥에 밥을 예약하고 집을 나섰다.
결혼적령기의 딸이 2명 있다.
우리 딸들이 너무 좋아서 도파민이 분비되는 동안만 배려하는 남자가 아니라 본성이 배려를 잘하고 심성이 착한 사위를 맞이하고 싶다. 우리 딸들에게만 특별하게 챙겨주는 사람이 아닌 본성이 착한 사위를 만나는 복이 있기를 바란다. 아마도 그렇게 되고 있는 것 같다. 사위들의 이야기를 쓰는 때가 곧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