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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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표현이 맞을런지 모르겠지만 지극히 자기 편력적이다. 여기나 저기나 나쓰메 소세키와 소세키의 가족들이 이름만 달리하여 소설 속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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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결국 끝없이 방황해야 하는 고독한 존재이며 그건 피가 섞인 가족 사이에서 더욱 선명하고 날카롭게, 잔인하게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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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소세키의 성장 환경이 당대로서도 평범하지 않았기에 가족 간 부조화가 이질감을 주지만, 이 특수성이 그의 고독을 더욱 부각시켜 주는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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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1
어머니는 떨어져서 말없이 걷고 있는 부부 중에서 오로지 형수 쪽에만 죄를 뒤집어씌우고 싶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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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7
"형님 생각이 지나친 게 아닐까요? 학문을 많이 해서요. 좀 더 바보가 되어도 좋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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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3
바꿔 말하면 나는 형을 그만큼 경멸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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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3
"지로, 학자라는 사람들은 다 저렇게 비뚤어진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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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5
"너니까 하는 얘긴데, 실은 아버지한테 묘하게 일종의 경박한 구석이있는 것 같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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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51
'아, 지겨워.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 밥을 먹는 것보다 지겹다니까. 다른 가정도 다 이렇게 불쾌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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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10
형님의 말은 무척 논리적으로 시종일관하고 옳아 보이네. 하지만 어두운 안쪽에는 이미 모순이 떠돌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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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전집을 열다섯권으로 알고 있었는데 열네권이다. 한권이 빠졌다는 아쉬움보다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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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그저 자기 갈 길에 매진하는, 서로가 서로에게 그저 행인 같은 인간들로만 이루어져 있는건 아닌 듯 하다. 지독하게 개인주의를 선호하는 내가 보기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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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소세키의 소설 속 여성이 방울을 단 고양이, 동물원에 갇힌 공작새, 재갈 물린 신비로 그려졌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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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키는 은근히 지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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