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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Sep 10. 2018

167 『행인』 - 나쓰메 소세키

현암사


⭐⭐⭐⚡
이 표현이 맞을런지 모르겠지만 지극히 자기 편력적이다. 여기나 저기나 나쓰메 소세키와 소세키의 가족들이 이름만 달리하여 소설 속에 등장한다.

인간은 결국 끝없이 방황해야 하는 고독한 존재이며 그건 피가 섞인 가족 사이에서 더욱 선명하고 날카롭게, 잔인하게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사실 소세키의 성장 환경이 당대로서도 평범하지 않았기에 가족 간 부조화가 이질감을 주지만, 이 특수성이 그의 고독을 더욱 부각시켜 주는 역할도 한다.

p121
어머니는 떨어져서 말없이 걷고 있는 부부 중에서 오로지 형수 쪽에만 죄를 뒤집어씌우고 싶어 했다.

p137
"형님 생각이 지나친 게 아닐까요? 학문을 많이 해서요. 좀 더 바보가 되어도 좋잖아요."

p193
바꿔 말하면 나는 형을 그만큼 경멸하기 시작한 것이다.

p243
"지로, 학자라는 사람들은 다 저렇게 비뚤어진 거니?"

p245
"너니까 하는 얘긴데, 실은 아버지한테 묘하게 일종의 경박한 구석이있는 것 같지 않아?"

p251
'아, 지겨워.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 밥을 먹는 것보다 지겹다니까. 다른 가정도 다 이렇게 불쾌한 걸까?'

p410
형님의 말은 무척 논리적으로 시종일관하고 옳아 보이네. 하지만 어두운 안쪽에는 이미 모순이 떠돌고 있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전집을 열다섯권으로 알고 있었는데 열네권이다. 한권이 빠졌다는 아쉬움보다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데... �

세계가 그저 자기 갈 길에 매진하는, 서로가 서로에게 그저 행인 같은 인간들로만 이루어져 있는건 아닌 듯 하다. 지독하게 개인주의를 선호하는 내가 보기에도 말이다.

게다가 소세키의 소설 속 여성이 방울을 단 고양이, 동물원에 갇힌 공작새, 재갈 물린 신비로 그려졌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다.

소세키는 은근히 지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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