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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Sep 10. 2018

196 『더블린 사람들』 - 제임스 조이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
p265
문학은 정치를 초월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도덕이 마비되고 타락이나 욕망에 무딘 도시 더블린... 이라는 수식을 이 소설에 붙인 이들이 사는 도시 중에 당대의 더블린보다 도덕적이며 성숙한 곳이 과연 존재할까?

그런 근거없는 도덕적 우월감에 찌든 색안경이 주는 우려만큼 어둡거나 절망적이지 않았다. 소아성애, 성직자의 성범죄, 정치 갈등, 자본주의의 폐해, 역사, 술, 각종 욕망 등등 현재도 어디서나 발생하고 발견할 수 있는 문제다. 

이를테면 <서울시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난 싫다.

더군다나 이 소설의 여러 테마 중 하나인 '마비'라는 단어는 더블린이 아닌, 더블린이 대표하는 근현대 도시의 역기능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도시 어딘가 심근경색.

열다섯 편의 소설은 뒤로 갈수록 (유년기 > 청년기 > 성년기 > 장년기) 복잡하고 두터운 갈등과 고민들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유머도 보여준다.

p211
사내가 대답했다.
"안 대. 혀들 다텄떠."

살아가는 개인으로서의 풋풋함과 삶 그댸로의 향취가 자연스럽게 살아있었다. 대단할 것도 없고 인과관계도 없는 일들과 욕망과 사건들이 일어나고 어쩔 수 없는 다양한 환경에서 살다보면 이렇게도 저렇게도. 마음대로 안되기도 더러운 인간들도 만나게 되고... 그게 어디서 살든 '사람들'이더라.

물론 말도 안되는 그런 비극과 고통 같은 걸 옹호하거나 그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순응한다는 건 아니다. 이 책의 시선이 #경찰청사람들 #그것이알고싶다 보다는 #인간극장 이나 #다큐멘터리3일 에 가깝다고 생각할 뿐이다.

p319
삼라만상 사이로 아스라이, 그리고 모두에게 최후의 종말이 내린 듯, 모든 생자와 망자 위에 아스라이 내리는 눈 소리가.

생각보다 읽기에 유순했고 이야기 사이의 이음새도 매끈했다. 이런 번역이 가능하다면 #율리시스 나 #피네간의경야 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독자보다 논문이 많을 거라는 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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