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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Oct 15. 2018

228 『김무명ㆍfaceless』 - 이정식

에이즈 감염인 에세이


p8
엄마에게 HIV에 감염된 자식을 둔 게 나을까  자살한 자식을 둔 게 나을까.

p22
내가. 그렇다면 내 남자친구가 날 감염시킨 것은 아닐까.
아니면 내가 내 남자친구까지 감염시켜 버린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그는 자신이 감염된 것을 알고 있는 걸까, 아니면 모르고 살아가는 걸까.

금지된 이야기를 전시하는 행위는 자기 고백을 넘어서
억압하는 힘에 대한 투쟁이 된다.

이 책의 제목과 같은 사진전이 있었다고 했고, 이 책에 전시되는 8명의 HIV감염인의 짧은 인터뷰는 사회적 금기에 탑승당한 절규와 질문인 동시에 생에 대한 숙의다.

어떤 이유에서든 이 책이 공식적인 길을 따르지 않는 출판물(?)이  된 것조차 의미를 지닌다.

생년과 감염 연도로 자기 자신을 매몰시킬 수밖에 없는 김무명씨들의 이야기와 스스로를 매개자로서 노출시킨 작가의 반전을 묵도해야만 한다.

존재를 지우게 만드는 금지의 억압과 무지하고 무감한 심판자들이 우러르는 신의 눈이 가려져 있는 세상은 이 '이름 없음과 얼굴 없음'의 기록이 반증하는 세상의 천박함이다.

인터뷰는 작가를 포함한 8명에 의해서 필사되고 복기된다.

되새김, 반복, 복사, 기록, 기억하는 것은 연대와 애도인 동시에 어떤 삶의 반사판이며, 반복되는 세상에 올라타는 행위가 된다.



























#김무명faceless #이정식 #소수자 #에이즈 #aids #hiv #책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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