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이세이 퀴어
『TEO』 - TEO HWANG(황정호)
⭐⭐⭐⭐⚡
읽다가 잠시 품에 끌어안은 테오의 이야기
부산에서 서울에 올라온 황정호씨, 그의 3년 간의 #인간극장 ♪띠로리롱 따리라랑~
p81
같은 침대에 누워있다가 같은 녀석에게 두 번째로 차인 순간, 나는 멍청하게도 그 침대에서 그대로 잠을 잤다. 왜 당장 뛰쳐나가서 택시를 잡고 집으로 갈 생각은 못했을까.
'♪띠로리롱'으로 끝나게 되는 갖가지 삶의 단편들과 어떤 즐거움과 약간의 음험함, 그래도 이 정도면 살만하다는 위로와 자책으로 끝나는 연애, #섹스앤더시티 를 겨냥하지만 삶은 언제나 #왕좌의게임 심지어 #피의결혼식
p31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고지서가 와있다. 세상에, 나는 뭐 이리도 탐욕스러웠나, 새삼 놀란다.
다소 길어진 문장이나 교열 과정이 생략됐음을 예상케 하는 지점이 슬쩍 보이지만 특유의 색감과 선이 굵은 일러스트는 따뜻하고 원근법과 반원근법 사이의 유머, 표정없는 자화상의 쓸쓸한 인상과 팬티, 그리고 팬티와 팬ㅌ... 아, 안경은 수필로서의 독특한 묘미 뿐만 아니라 이 책의 훌륭한 매력이 된다.
♪띠로리롱
물론 안아주고 싶게 만드는 곰돌이스런 매력에 더해 애달픈 서울살이 속에서 흘러내린 눈물과 한숨, 땀방울을 대놓고 드러내진 않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팬티를 안 입은 건 아니니까.
나는 알 수 있다. 그것♪띠로리롱
읽고 싶었던 차에 지난 주말 DDP에서 있었던 #프라이드페어 에 부스를 여신다기에... 인쇄된 200권이 다행히 품절됐다는 소식을 SNS에서 전해들었고 중쇄를 고민 중이시라는데... 나는 이 책의 사랑스러움과 쓸쓸함과 팬ㅌ... 아니 굵은 선의 따뜻함을 사랑하지만
투명한 수필의 무게(와 재고)는 오롯이 저자의 몫이며, 이런 책에 대한 내 욕심은 언제나 이중적이다. #내거야그런데넌왜없니
그럼에도 제발트의 말이 맴돈다.
#캄포산토 p182
글쓰기를 중단하는 것보다 무의미를 향해 가더라도 계속하는 것이 낫다.
나는 이 책이 좋다.
읽다가 잠시 감싸안을 정도로 좋았다.
p.s. 독립이든 종속이든 인쇄물의 모범이다. 자비출판의 형식을 띈 책인데 3만원이라는 가격이 아깝지 않다. 그러나 품절이지롱
p.s. 인쇄의 한계를 보여주는 p178, 179쪽의 얼굴이 가장 좋았는데 포스터는 없어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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