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책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열이 Nov 29. 2018

254 『보기왕이 온다』 - 사와무라 이치, 이선희 옮

아르테 일본 호러소설


⭐⭐⭐⚡
p17
"치가쓰리. 긴지 씨, 치가쓰리. 긴지 씨."

보기왕은 일본 히라가나 발음 그대로 가져온 고유명사로 대를 이어 찾아오는 악령. 악귀. 괴물. 음산하고 악한 것. 뒤틀리고 숨어 다니는 것. 가시 같은 주둥이를 들이미는 것. 속이는 것.

p47
형식적인 인사를 나누고 근처에 있던 팥죽색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

팥죽색이라는 단어가 주는 끈적끈적하고 검붉은 감정이 그것과  유사하다.

권선징악 따위 고려하지 않는 이 소설은 평범한 주인공과 그 가족과 이들에게 도움을 주려한 인물들까지 씹어 먹는다.

p181
나도 부모에게서 무서운 냄새를 맡았다. 그 냄새가 무엇인지 지금은 안다. 술 냄새였다.

더불어 일종의 서술트릭으로 냉랭하게 단절된 가족을 챕터별 화자를 바꿔 보여줌으로써 중반부터 감정의 낙차가 주는 통증이 있다. 차가운 감정이 밑바닥에서 솟아오른다.

p377
치사의 입에서 소리가 새어나왔다. "……사오…… 이, 사, 무아…… 으응…… 치, 가……리." 

사람이 사람을 저주하는 마음이 악귀들의 먹이가 된다.
뒤틀린 대를 이어서

p. s. 이야미스의 강자 #미쓰다신조 의 소설도 그런데 일본 토속 귀신 이야기다. 자신들의 언어가 자란 땅에서 같이 태어난 소재를 쓴다는 것의 장점이 돋보인다. 소재와 다양성 측면에서 부럽...





















#보기왕이온다 #사와무라이치 #이선희 #일본소설 #아르테 #호러소설 #공포소설 #보기왕 #책 #독서






매거진의 이전글 253 『TEO』 - TEO HWANG(황정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