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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Mar 04. 2016

168 뻔뻔한 사람들

뻔뻔한 바보


책을 읽는데 이 멋진 책의 추천사를 (남들 다 아는데 본인 혼자 모르는 표절을 한) 작가가 썼다는걸 발견했다. 모른척 읽으려고 책을 펼칠 때마다 작가의 이름이 눈에 거슬린다.


이 작가와 또 다른 표절 작가는 인정하고 사죄하는 대신 모른척 잡아떼는 뻔뻔한 사람이 되기로 선택했다.




창작하는 사람들이 베껴놓고는 우연이다 실수다 하는데 한두번이면 뻔뻔해도 된다고 생각하는것 같다. 한두번인지 열댓번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비단 작가의 표절뿐만 아니라 많은 정치인과 기업인도 거짓공약이나 횡령을 저지르고 뻔뻔하다. 우연이고 실수고 모르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런걸 모르는건 바보나 가능한 일인데도 그걸 믿어주는 천치들은 더 많다. 심지어 그 바보들은 변호사, 대학교수, 언론인들인데 생각해보니 누구의 자식이 비교할 수 없는 멍청이라는걸 생각하면 그 곳의 생리가 원래 그런건가.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나만의 착각일지도 모른다.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번 숙이고 밟히면 끝장이라고 생각해서 웬만하면 밟고 다닐 생각을 한다. 사실 거리에서 밟히고 밟는 일은 별로 없이 자기 길 무사히 다니는 사람들이 더 많은데 말이다. 일부러 밟으려고 큰 신발 신는 사람들이 더러 있긴 하지만.


그중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완전무결하다는 듯이 지껄이고 다닌다. 기어코 틀리지 않았다니 완전무결이라 할만 한데, 다만 실수도 하고 종종 기억상실을 동반하는 완전무결이다. 그렇게 중요한 헛점에서 사람들은 인간미를 느끼는것 같다.




여성 정치인은 좀 멍청한듯 네네 거려야 선거에 좋다는 반푼이도, 많은 사람 괴롭히고 돈잔치 했던 권력자도 온갖 위엄을 누리고 사니 뻔뻔해지는게 좋을지도 모를 일이다.




생각해보면 당당하고 뻔뻔하게 우리 집 현관에 똥 싸던 옆집 개(새끼)는 참 오래도 살았다. 그 개는 거의 이십년을 살았는데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서라도 똥은 꼭 우리 집 현관에서 쌌다.



 글이 왜 기-승-전-똥이 됐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그새 내가 좀 더 뻔뻔해져서 일지도.


아무튼 뻔뻔한 작가의 불쾌한 추천사를 아무렇지 않게 사뿐히 건너뛰려면 그런 작가의 존재를 무시할 수 있는 뻔뻔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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