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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Apr 10. 2016

나는 무관심을 증오한다

199, 16-48 안토니오 그람시

p192
노동자들을 집단으로 해외 이주시키는 사업의 의미가 바로 이것입니다. 현 세계의 지배적인 체제라고 할 수 있는 자본주의 체제는 국민들에게 의식주를 제공할 수 있는 체제라고 할 수 없으며, 따라서 적지 않은 국민이 해외 이민을 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용 서적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한것 같다. 

이 책은 정말 우연하게 샀다. 우연하게 산 만큼 내가 이해하기 어려울 문장들과 생각들이 넘쳐난다. 더불어 정치에의 참여를 고조시키는 명문들도 즐비하다. 

p42
우리는 '선동 정치가들'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회에 유용한 비평을 통해 우리의 가치가 내팽겨치지 않도록 선동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선동은 결국 승리할 수 있었다. 우리는 선동 정치가들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결코 시정잡배와 같은 깡패들이 아니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게 사실을 왜곡해서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안토니오 그람시는 이탈리아의 정치가다. 정치가인데 이탈리아 공산당의 총서기를 맡기도 했다. 

당시 이탈리아는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당이 주도하는 시대였고, 2차 대전이 히틀러의 나치와 무솔리니의 파시즘을 두 기둥으로 해서 이루어졌음을 상기해야한다. 전체주의가 얼마나 악독하고 말살적인지를 알아야 한다. 


<나는 무관심을 증오한다> 이 책에서 그람시는 종일 온건한 공산주의로 비춰진다. 전쟁을 반대하고 노동자를 지지하며 파시즘이라는 거대한 권력과 자본주의에 대항하고 있다. 권력자로서의 정부의 무능을 질책하고 있고 '전체주의'에 휘둘려 무감각하게 권력을 이해하는 대중에게 깨어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람시 발언의 주요한 부분들은 우리가 막연하게 북한이나 구소련, 중국의 불합리한 것이 대변하는 '공산주의'와는 다르다. 오히려 북유럽식의 분배주의에 가깝다. 북유럽 사회가 보여주는 복지국가의 모델이 전무했던 20세기 초의 그람시가 보여주는 공산주의는 보다 순수한 이상이 아니었을까.





이탈리아 공산주의자이자 공산당 총서기까지 했던 안토니오 그라시를 반짝이게 설명한다면 어떤 사람들은 나를 빨갱이라고 지적할 것이다. 나는 그런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6.25를 일으킨 북한, 국토를 불태운 전쟁을 했던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파시즘'의 일면이 있다. 일면이라기 보다는 확정적인 이분법이 존재한다. 북한에 대한 온건한 생각은 존재할 수 없고 전쟁을 불사해야 한다는 불굴의 정신을 강요받고 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강요하는 권력있는 대부분의 사람들, 예컨대 정치인들은 전쟁이 일어난다면 싸우기 보다는 '대단하신 주요인사'에 포함되어 가장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다. 

그리고 전쟁은 6.25때와 마찬가지로 일본과 미국을 배불릴 것이다.



그람시의 주장은 '정치에의 관심'을 가짐으로서 깨닫게 되는 '현상의 진실'을 밝히고 있다. 권력과 자본의 결탁과 숨겨져 있는 악의, 왜곡을 알기 위해서 정치를 돌아보라는 말이다. 


무관심이 무능한 권력에 힘을 실어주고 무관심이 시민으로서의 개인의 권리를 박탈한다.



이 책의 첫 산문인 '무관심한 사람을 증오한다'의 문장을 남겨본다.


p27
무관심한 사람을 증오한다. 프리드리히 헤벨이 그랬듯이 나는 "산다는 것은 지지자(혹은 참여자)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라는 말을 믿는다. 세상에 시민만 존재할 수는 없다. 도시에는 이방인도 있다. 그러나 진정으로 살아 있는 사람들은 시민일 수밖에 없으며, 무언가를 지지하는 사람일 수밖에 없다. 무관심은 무기력이고 기생적인 것이며 비겁함일 뿐 진정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나는 무관심한 사람들을 증오한다. 
무관심은 역사의 죽어 있는 남덩이다. 무관심은 혁신자에게는 납으로 만들어진 공과 같으며, 때로는 매우 빛나는 열정들을 수그러들게 하는 무기력한 물질에 불과하다

p31
나는 무관심한 사람들을 증오한다. 그들이 오랫동안 무고한 사람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평불만을 제기하는 일에 화가 나기 때문이다. 

p32
나는 살아 있고 삶에 참여하는 인간이다. 그러므로 나는 삶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을 증오하며, 무관심한 사람들을 증오한다.








*마지막으로 사회가 받아들이기 어렵고 곤란해 할 수도 있지만 사회에 필요한 이런 책을 용기있게 출판한 '바다출판사'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부키'라는 출판사를 처음 발견했을 때의 두근거림이 이 출판사에서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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