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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Apr 16. 2016

세월호 2주기,
그 기억을 다시 마주하며

207 내 슬픔이 끝났다고 그들의 슬픔이 끝난 것은 아니다. 절대...

나에겐 더 이상 그리 슬픈 일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겐 아직도 슬픈 일이며


내 삶을 더 이상 흔들지 않지만
누군가의 삶에는 여진이 계속되고 있으며


나와는 무관한 사람들이 사라졌지만
누군가에겐 자신의 뱃속에서 잉태한 사람들이 사라졌다


친구 할머니가 노환으로 세상을 떠나도 하지 못할 말들을
새파란 얼굴로 숨이 막혀 죽은 아이들에게 
인터넷 뒤에 숨어
대중의 권리라는 깨진 가면을 쓰고는
인간의 비정함을 난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이 유족들에게 강요하는 그 침묵은 처음 보는건 아니다


독재의 피해자들,
제주 4.3의 무고한 희생자,
광주 5.18의 무고한 희생자,
성폭행 피해자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수십년간 강요했던 침묵.


보상금, 특례입학, 그외의 보상들 보다

사회가 포기하고 있는 인간성이 더 아까운 것이다.


문제를 해결짓지 않고 무마하는 강자들의 권위에는 침묵하면서
권위보다 진실이 먼저라고 나서는 사람들에게 화살을 던지는 사람들


책의 마지막은 가장 넘기기 어려운 지점이다
그러나 마지막 장을 앞에두고 책을 덮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지금의 태도는 윤동주의 '서시'를 읽고 윤동주를 다 알겠다며 흔드는 고갯짓이다


마치 어린아이가 방학숙제로 독후감을 쓰면서 책을 중간까지만 읽은 것과 다름이 없다
그 상태로도 독후감은 쓸 수 있겠지
그러나 그건 영원히 가짜일 수 밖에 없다.




세월호에 대한 나의 슬픔이 끝났다고
피해자, 유족들의 슬픔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걸 아는 것이 공감이라고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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