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열이 Apr 17. 2016

4.19, 이승만-이명박-박근혜
그리고 노무현

209 나의 민주주의는 노무현의 시대가 잉태했다.

일요일마다 방송되는 도올 김용옥의 <차이나는 도올>을 챙겨 보고있다. 


도올이 방송에 전면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2000년대 초에는 특유의 쇳소리와 틈을 파고드는 그 날카로움이 불편해 고개를 돌렸었는데, 도올의 중국에 대한 강의를 들으면 들을 수록 빠져든다. 


본인은 물론 가족들'마저' 빼어난 수재로 이루어진 명문가들 중 하나가 김용옥의 가족이다. 이어령, 장하준(장하석), 이해찬, 유시민, 진중권(진은숙) 등이 내가 아는 그런 집안들이다. 이들의 가족, 형제는 금자탑이 아니라 상아탑을 쌓았다. 
(재밌는건 상아탑을 쌓은 이들의 대부분은 진보적 지식인들이라는거다. 그리고 금자탑을 쌓은 가족들은 보수쪽 인사들이더라. 물론 내가 아는 이런 지식이 제한되어 있을 수 있다.)



그냥 한번 검색해보다가 도올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담 방송을 보게됐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임기 1년차.


1시간이 넘는 노 전대통령과 도올의 대담.
지난 8년 동안, 내가 머리가 커지기 시작하고 나서의 8년 동안 단 한번도 볼 수 없었던 잊어버린 모습. IMF 이후 5년, 웰빙과 웰다잉을 이야기하던 시기였는데도 불구하고 노 전대통령은 준위기의 시기라고 말하고 있다. 

https://youtu.be/rWHJemSp1v4




저런 대담을 위해서는 엄청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질문과 대답, 논제에 대해서 지정해놓고 했을테지만 도올의 질문은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에 대해 굉장히 날카롭다. 

요근래의 각하께 도저히 할 수 없는 무엄한 질문들. 
지금 그 분은 저 시간을 견딜 수나 있을까. 
버틸 수 있을까. 
모든 질문에 분명히 이렇게 대답하겠지.

"아무튼 잘 하면 되죠."







지나치게 하향평준화된 정치, 국회, 정부, 대통령을 볼수록 노무현 대통령의 됨됨이와 무게가 절절하게 다가온다. 

그때는 모르던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선명해진다.






오늘의 수준은 참으로 처참하다. 

민주화를 이룩해 낸 4월 4.19를 기억해야 하는 4월의 네번째 날에 자유경제원이라느 곳에서 이승만 시 공모전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셀프디스를 하려던 것이었을까?


최우수상 한편을 포함한 수상작 두 작품이 아래와 같다.
한반도분열, 친일인사고용, 민족반역자, 한강다리폭파, 국민버린도망자, 망명정부건국, 보도연맹학살,NIGAGARA HAWAII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로 뽑힌 정치인은 국민의 수준을 대변한다. 
집단의 대의에 의해 이루어진 국가. 
이번 총선의 투표율도 60%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통계학을 따르자면 신뢰도 99.99%는 충분히 달성하고 남는 투표율이지만 연령대별 지지가 확정적인 대한민국에서는 문제있는 수준이다.불가피한 이유로 투표를 못한 사람들을 10%까지 내어준다하더라도 처참한 수준. 

정치, 이념갈등, 소득, 불균형이 지나치게 심화되고 있고 관심도 많으면서 정작 투표하지 않는 사람들.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4.19가 오기 하루 전날인 4월 18일에 학생운동을 전개했다. 학교 선생님들은 그에 대한 자부심이 특별했었고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전교조 소속 선생님들도 꽤 많은 축에 속했다. 

삶의 모든 것에 간섭하고 영향을 미치는 정치의 무게. 그 정치의 무게를 깃털만큼 가볍게 만든 것이 정치에 대한 지나친 혐오주의라는건 참 슬픈 일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도올의 첨예하면서도 날카로운 대담을 들으니 속이 더 공허해진다. 도올은 얼마나 짓궂게 꼬집고 있으며 노무현 대통령은 얼마나 세세하고 자신있게 대답을 하는가. 정말 두 사람의 통찰력이 빛난다. 




나는 야당색과 진보색을 띄지만 김대중, 김영상 전 대통령의 민주화 세대는 아니다. 그 기억을 가족과 시대로부터 물려받았지만 오롯한 민주주의의 기억은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시대다. 

피해자들의 하소연과 피눈물이 사그라져드니 금자탑으로 자신들의 세계를 공고히 한 어떤 인물들이 이승만을 노래한다. 한국 교회, 개신교가 거기에 끼어들었다니 비웃음만 남는다. 

이번 총선에서 기독자유당이 비례에서 2.63%를 차지했다. 제정일치를 간절히 바라는 개신교의 망령. 내가 다니는 교회의 아무개 장로님은 아실만한 분이 선거운동하러 다니셨다. 










https://youtu.be/p3WkA2xAC_I



노 전 대통령의 후계자라고도 일컬어졌던 유시민 전 장관이 '노무현의 부채와 자산'을 이야기한다. 노무현이 좋아하고 노무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노무현에 대해 진실하려는 노력이 노무현의 유산이 되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이 4월에 이승만의 유산이랍시고 떠들다가 망신을 당했다. 이승만의 진실을 이야기하는게 망신이 되었다.

그리고 각하는 배신의 정치, 국정교과서를 이야기하고 
20대 총선에서 국민은 친박과 진박에게 '퇴박'을 명령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208 번 돈, 벌 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