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 역시 피터 드러커로 결론
<습관의 힘>의 저자이자
최근 <1등의 습관>을 출간한
뉴욕 타임즈 기자 '찰스 두히그'의 강연을 다녀왔습니다.
베스트셀러 작가 이전에 이미 기사로 퓰리처 상을 수상한 명망높은 기자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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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잊고 있었는데 제가 교보문고 프라임 회원이라네요. 최근 알라딘 중고서점을 들락날락하고 민음사 패밀리데이에 다녀오느라 교보는 이벤트성 거래만 했는데 우수회원 선착순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제 마음은 갈대~
잘 해주면 ~혹~ 하지요~
거절하지 않아요~
제게 거들먹거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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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집에 일찍 와 이발도 하고 <종의 기원>도 읽을 계획이었는데, 서둘러 광화문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시간이 조금 비길래 맛 좋은 폴 바셋에서 커피 한잔 마셨는데 저 빼고 다들 커플이네요. 이런 날은 해도 지나치게 늦게 집니다.
♪ 햇!빛! 눈이 부신 날에 이별 해봤니~ 비오는 날 보다 더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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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힘>은 일전에 사서 읽은 책이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지난번 알라딘 접선 때 팔아버린 책입니다. 한때 자기 계발서에 빠졌던 시기가 있었는데, 뭔가 쳇바퀴 도는 기분이었달까요.
피터 드러커 교수의 <자기경영노트> <자서전> 이후로 자기 계발 테크닉만 늘었을 뿐,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더랍니다.
그리고 자본주의식 자기착취형 자기계발서는 결국 근래의 인문서나 에세이 형식의 위로서로 대체되었구요. 물론 제 생각이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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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저자에의 호기심과 흔치 않은 기회라 '자기계발'계에 대한 반역자임에도 불구하고 다녀왔습니다. 게다가 네이버에서 생중계도 해주더군요. ㅎㅎㅎ 제가 나왔을지 안나왔을지 하품을 워낙 많이해서;;
진행은 방송인 박지윤 씨였는데, TV에서 보다 비율이 훨씬 좋더랍니다. 역시 머리 크기가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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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강연의 내용은 평이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체계로 일을 하느냐였는데, 중요한 것에 집중한다는 말은 이미 피터 드러커 교수가 주장했던 '선택과 집중'과 다르지 않던 말이네요. 결국 이 책도 저자 찰스 두히그의 강연도 새로운 테크닉에 관한게 아니었을까 합니다.
강연후 저자 사인회라는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1등의 습관>은 사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이 책이 부족하다기보다는 책을 읽을 수 있는 한정된 시간에 저와는 부정교합인 것을 뻔히 알고도 부득불 감수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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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중에 질문을 하고 싶었는데 기회를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영어 원제는 <Smarter, Faster, Better>인데 한국어로는 <1등의 습관>이더군요.
1등 주의의 망령에 아직도 사로잡혀 있는 대한민국이라 그러한 것이리라 생각하니 슬프더랍니다.
'더' 잘 되라는 의미가 담긴 원제가 '가장, 최고'의 의미의 제목으로 바뀐 것을 저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궁금했습니다. 책의 제목이란 내용을 포괄해서 축약한 하나의 함축인데 제게는 better와 best의 간극이 너무나 크게 느껴졌거든요. 발전이 아니라 끝까지 가야 한다는 맹목적인 압력도 느껴지기도 하고 말입니다.
저자는 12시간 일할 것을 8시간 일하는 방법을 제안했을텐데,
한국 사회에선 8시간안에 끝내면 4시간 동안 '다른 일'을 하게 만들 곳이니까요.
우리나라엔 착취를 효율적으로 하는 책보다는
착취를 효율적으로 가능케 하는 시스템 개선이 먼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p.s. 강연도 듣게 해줬는데 책을 사지 않아 미안해요 교보. 생각해보니 당신의 이름은 '교육보험'의 약자군요. 다음 반기엔 우수회원의 자리를 포기해야할것 같아요. 생각보다 혜택이 별로라서 그런거니 내 책임은 노.노.노.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