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와 전쟁, 미국영화의 미국음악가
Elmer Bernstein
엘머 번스타인
미국의 영화음악, TV드라마 작곡가로 유명한 엘머 번스탕니은 빼어난 피아노 연주실력으로 12살에 음악인의 길을 다짐했다고 합니다. 뉴욕대를 졸업 후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수학하고 공군의 밴드음악과 UN의 캠페인 음악을 만들면서 경력을 쌓고 할리우드에 입성하게 되죠.
아... 참 아직까지 이렇게 더우면 ㅠㅠ 어떻게 살죠 ㅠㅠ
1981년 이반 라이트만 감독의 『고스트 버스터즈』를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더우니까요.
엘머 번스타인의 영화음악 데뷔작은 데이비드 밀러 감독의 1950년 작 『Saturday's Hero』입니다.
이후 1955년 오토 프레밍거 ㅇ녀출, 프랭크 시나트라가 출연한 『황금팔을 가진 사나이』의 음악을 맡으며 유명해지죠. 오토 프레밍거 감독은 예전 MBC 주말의 명화 오프닝 곡의 출처인 『영광의 탈주(Exodus)』와 고전 뮤지컬 영화의 명작인 『포기와 베스』를 감독하기도 했습니다. 포기와 베스는 그 유명한 거슈윈의 작품이죠.
1955년 오토 프레밍거 감독, 『황금팔을 가진 사나이』의 테마곡
어쨌든 당시 이 『황금팔을 가진 사나이』에서 활용한 '재즈 풍'의 음악은 영화음악계에서 참신한 시도였고, 이를 통해 이름을 알린 번스타인은 당시로서는 기적같은 영화 『십계』의 음악을 맡게 됩니다.
대작의 향연
1956년도 영화인 이 『십계』는 독실한 기독교인이던 세실 B. 드밀이 연출을 맡고, 역시 신심이 깊던 찰턴 헤스톤이 주연을 맡은 영화였습니다. 율 브리너도 나오죠. 왕과 나의 그 대머... ㅎㅎ
34살의 엘머 번스타인이 음악을 맡은 이 영화의 상영시간은 3시간 40분.
사운드 트랙만 2시간 20분에 달하는 대작이었습니다.
이집트를 비롯한 중동 풍과 황량한 사막의 느낌을 잘 살린 수작이죠.
안타깝게도 영화자체가 아카데미에서는 이유 모를 무관에 그쳤지만...
1956년도 세실 B. 드리 감독 『십계』중 Exodus Scene 입니다.
엘머 번스타인의 많은 음악이 매력적이지만, 『십계』를 시작으로 60~70년대에 달하는 그의 주요 작품은 주로 대작계열이었습니다. 풍부하고 장엄한 오케스트라의 향연은 단연 대작영화와 어울리며 관객을 압도했죠.
어떤 영화들이 있었냐면요
1960년도 존 스터지스 감독의 영화 『황야의 7인, The Magnificent Seven』의 Main Theme
『황야의 7인』은 음악으로나 흥행으로나 성공해서 '돌아온 황야의 7인' 이어 두번째, 세번째 작품까지 나오죠. 곧 황야의 7인 리메이크 버전이 나온다죠. 맷 보머와 이산...아니 이병헌 씨도 출... 연...
황야의 7인 시리즈 4편이 감독은 다 달랐어도 음악은 모두 엘머 번스타인이 맡았다는 건 안 비밀입니다.
1962년도 로버트 멀리건 감독 『앵무새 죽이기』 Main Title
드라마 장르인 『앵무새 죽이기』가 왜 대작 영화냐면...
소설과 영화를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그레고리 펙도 나와 오스카를 수상하죠.
의외로 상복이 없는 엘머 번스타인은 이 작품으로 골든 글러브를 수상합니다.
1963년도 존 스터지스 감독의 영화 『대탈주, The Great Escape』 Main Title
엘머 번스타인은 서부와 전쟁영화에서 자신의 장기를 발휘합니다.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이 장대하고 화려한 액션에 잘 어울렸죠.
1966년도 조지 로이 힐 감독의 영화 『하와이』
줄리 앤드류스와 막스 폰 시도우가 주연한 영화로,
엘머 번스타인의 두번째 골든 글러브 수상작입니다. 아카데미가 가까워진거죠.
첫, 그리고 마지막 아카데미
이 잘나가는 영화음악가의 유일한 아카데미 수상작은 그의 대표작들이라기 보다는
『모던 밀리』라는 다소 생경한 영화입니다. 금발 미녀의 도시 적응기가 줄거리인 영화죠.
앞서 『하와이』에서 함께 작업했던 조지 로이 힐 감독, 줄리 앤드류스와 다시 만나 만든 영화입니다.
1967년도 영화 조지 로이힐 감독 『모던 밀리』
그는 『십계』나 『대탈주』같은 대작 영화에서 보여준 나름의 '유머감각' 덕분인지 여러 장르의 음악을 맡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엘머 번스타인은 활동기가 길었던 편입니다. 물론 전성기는 60년대로 국한되죠. 절제된 드라마 풍의 작품을 맡은 말년이 다시 그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일까요 아이러니일까요.
전쟁, 서부, 오락
9번의 아카데미 후보, 그리고 익히 알려진 그의 명음반들의 수에 비해 상복이 많은 분은 아니었습니다.
유명한 많은 작품들의 대부분이 전쟁, 서부 등 주로 오락영화에 치중되어 있었으니 이 쪽 장르에 보수적인 아카데미에서 상을 쉽게 주지 않았겠지요. 특히 팡파레 - 관악기가 주로 연주되는 익숙한 느낌의 번스타인 특유의 경쾌한 리듬은 비슷한 느낌을 주는지라 참신함에서 점수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마치 존 윌리암스의 '슈퍼맨-스타워즈-인디아나 존스-같은 익숙함이랄까요.
다음은 엘머 번스타인이 작곡한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의 팡파레 테마곡입니다.
앞서 올린 음악들을 들었다면 금방 익숙해지는...
노년, 변화
그리고 이런 관현악의 팡파레가 엘머 번스타인의 주요 멜로디라는 인식이 워낙 강해서,
그의 다른 작품들이 덜 조명받는 일도 꽤나 있었습니다. 특히 80~90년대 이후 노년의 작품이 그렇죠.
색깔이 워낙 다르니 생경한거죠.
1980년도 존 랜디스 감독 『블루스 브라더스』 중 Peter Gunn Theme
1984년도 『고스트 버스터즈』는 위에 올렸으니 ㅎㅎ 참고하세요 ㅎ
1989년도 짐 쉐리단 감독, 다니엘 데이 루이스 주연 『나의 왼발, My Left』
감동의 Mother Scene
1993년도 마틴 스콜세지 감독, 다니엘 데이 루이스 - 미쉘 파이퍼 주연 『순수의 시대』
번스타인의 마지막 작품
2002년 토드 헤인즈 감독, 줄리안 무어 주연의 『파 프롬 헤븐』
엘머 번ㅇ스타인이라는 음악가의 작품을 초기부터 후반까지 죽 듣고나니 괜히 마음이 뭉클합니다. 경쾌하고 웅장한 초창기의 분위각 노년이 되니 확실히 중후하고 절제된, 아려한 분위기로 바뀌니까요.
엘머 번스타인은 2002년 『파 프롬 헤븐』이라는 명작을 마지막으로 2004년 8월 세상을 떠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엘머 번스타인의 음악은 같은 시대를 지나온 존 윌리암스나 제리 골드 스미스, 존 배리와 비교해서 크게 다채롭지는 않스빈다.
재즈 느낌이 나는 경쾌한 관현악 정도가 그의 또 다른 매력의 한 가지라는 인상이 강하죠.
앞으로 올릴 존 윌리암스, 모리꼬네, 한스 짐머 같은 작곡가에 비하면 비교적 한정적인 작풍을 띱니다.
그럼에도 그의 영화음아깅 의미있는 건, 미국 영화가 유럽 영화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유머감각까지 담은 서부-전쟁 영화에서의 음악적 흐름을 선도했다는 데 있습니다. 미국식 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는 활기랄까요.
그리고 숨이 다하는 여든살, 그 직전까지 영화계의 노장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했다는 것.
물론 재능이 뒷받침 된 엘머 번스타인이이었지만,
꾸준함보다 더 한 능력이 있을까요.
그런 생각이 든 작곡가입니다.
여담/ 오스카 참.. 대단하죠. 골든 글러브 사진은 없어도 오스카는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