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9 - 롯데콘서트홀 개관공연 후기 - 정명훈, 서울시향, 진은숙
00 공연전
국내 최초의 빈야드(포도밭 부채꼴 형상) 스타일의 공연장으로
음향의 질만 따진다면 예술의 전당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입니다.
물론 공연장의 정체성이나
그동안 쌓인 예술의 전당만의 문화적 전통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을겁니다.
무대를 둘러싼 객석이 총 2036석인데 현대 공연장의 규모로는 큰 편은 아닙니다.
극장으로서는 단점이나 관객으로서는 장점이죠.
좌석 배치는 LG와 예술의 전당보다 당연히 훌륭합니다.
음향은 LG아트센터와 비교하기는 좀 곤란할것 같습니다.
LG는 짧고 롯데는 긴 음향을 중심으로 구성됐다고 알고 있거든요.
LG와 롯데는 각기 지향하는 공연장르가 다르죠.
01 베토벤 레오노레 서곡 3번
레오노레 서곡은 훌륭했습니다.
공연 시작부터 공연장의 음향 수준을 짐작하게 해준 곡이었습니다.
시작부터 풍부하고 따뜻한 느낌을 받았는데,
호른인지 삑사리가 잠깐 튀긴 했습니다.
삑사리 빼고는 뭐... ㅎㅎ
02 진은숙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
오케스트라, 합창단, 소년합창단,
파이프오른간이 곁들여진 대곡이었는데
진은숙 특유의 암전이 느껴졌습니다.
롯데콘서트홀, 영국 필하모니아, 뉴욕필이 함께
의뢰를 했던 곡으로
이번이 서울시향이 세계 초연,
영국은 2018년, 뉴욕필은 2019년 공연 예정입니다.
이날 공연은 DG에서 실황 출반합니다.
진은숙과 정명훈의 세계적 위상이죠.
유튜브 영상이나 음반으로 들었던 이전의 경험은
역시 실황과는 비교가 안되네요.
연주가 끝난 후 작곡가가 단상에서 눈물을 보였으니
성공적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시 들을 기회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곡조의 미색보다는
악장이 층층이 쌓이면서 이루는 철학적 주제에 천착해서
들어야 될것 같습니다.
공연중에 가사를 계속 창에 띄우더라구요.
03 생상스 교향곡 3번 '오르간'
이 곡에 대한 제 기호는
실황에 자리했음에도 여전히
정명훈보다는 파보 예르비가 더 낫더군요.
이날 공연에선 심지어 오르가니스트를 파이프 자리가 아닌
지휘자 오른편 끝쪽에 마련된 오르간에 앉혀서 연주를 했습니다.
생상스 시대의 오르간과 오르가니스트가 가지는 위상을 고려할 때
이 곡에서 지휘자와 오르가니스트는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정명훈의 생상스 3번은 여전히
오르간의 풍부하고 장엄함을 크게 축소시키고 있다는 인상을 주더랍니다.
04 앵콜
논란 이후 첫 국내 공연이라
앵콜곡이 꽤 많이 연주되었습니다.
작년 12월 송년음악회에서는 아예 없던것과 비교하면...
북한 작곡가 최성환 아리랑
비제 카르멘 서곡
브람스 헝가리 무곡 1번
앵콜은 언제나 좋습니다.
05 공연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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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중만 아니면
공연 전이나 인터미션 때 사진좀 찍자
공연장은 사진에 닳는 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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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석 공연시 화장실이 충분치 않음
게다가 클래식은 장년 이상이 많이 방문하는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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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5년 송년음악회 이후 정명훈 지휘자의 첫 공연이었습니다.
저는 그의 2015년 마지막 공연에 2016년 첫 공연도 참석한 셈이더군요.
2015년 송년 베토벤 9번은 정말 별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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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30분쯤 공연이 끝났는데
롯데월드몰 8층에서 1층까지 내려가는 길이 애매합니다.
아주 애매합니다.
콘서트홀 전용 엘리베이터는 몰리는 사람들로 붐비고
에스컬레이터는 복잡하고...
이번공연을 계기로 콘서트홀 측에서
개선해야할 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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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수령할 때 9월 30일까지 쓸 수 있는
공연 30% 할인권도 함께 받았습니다.
이건 꽤나 좋은 마케팅입니다.
05 기타
일전에 기사로도 나왔었던 얘긴데
롯데콘서트홀은 롯데로서는 적자사업입니다.
모든 공연을 매진시키더라도 말이죠.
그래서 우는 소리 + 공연문화 발전에 한몫하는 것에 인정을 바라는 소리도 있는데요.
콘서트홀 단일 사업에선 적자이겠으나
호텔, 백화점, 카드 등의 사업과의 시너지를 고려한다면
적자라고만 할 수는 없겠죠.
더군다가 클래식 음악은
유럽이든 미국이든 한국이든
서민층, 중산층을 위한 프로그램은 아니죠.
상류층이나 소수의 애호가를 위한 분야라는 점에서
실상 그들만의 리그를 위한 꽃놀이인게 사실입니다.
롯데의 자체 마케팅이나 홍보에도 나쁠리 없구요.
탈세한게 얼만데 말입니다.
이면까지 뒤집어보면
자화자찬은 사실 낯부끄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