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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Sep 06. 2016

불안

262

01
외부 불안을 확장시켜
내부 불안을 잠식한다



02
안산 동반자살 사건 기사 댓글이 예전같지 않다
죽을 각오로 살라는 잔소리가 없어진 건 다행이나
너도나도 힘들다는 아우성이 폭발직전의 떨림 같았다

강남의 한 가장이 수억원대의 자산에도 불구하고
실직과 자식들의 미래가 걱정된 나머지 모두 살해하고
자수했던 사건이 떠올랐다

기대하는 사람다운 삶이 이루어지지 않을거라는
불안을 넘은 확신이 들어서 그랬을 것이다



03
전국의 온 강이 푸르게 푸르게 썩어들어가면서
4대강 사업 적자로 허덕이는 수자원공사가
효율화라는 개소리를 더해 
민영화 되버리면 어쩌지



04
그래도 새누리 찍겠다는 사람들이 있어서
잘 사는갑다 생각 했는데 그건 아니더라



05
금융업을 좋아하지 않는데
건전성 공공성을 잃은 금융은
사채시장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대부분이 그렇다
삥땅치기 굉장히 좋은 구조다



06
어제 집에 들어오니 부모님이 
거실 노트북 앞에서 끙끙대고 계신다

어머니 교회 봉사표를 아버지가 만들어 주시는데
대단치 않은 글자, 표를 그리는데도
키보드와 마우스 놀림은 의미 심장 진지 가득이다

고생하시는듯하여 도와드리려다가 말았다
아버지 나름 선전하고 싶으셨으리라
그리고 어머니가 방문을 두드리셨다

"이거 어떻게 하니?"



07
한참 추워 좋았던 지난 주
기분이 들떠 가을 점퍼와 코트를 샀다

눈에 띠는 코트는 사이즈가 품절이라 
얇은 점퍼를 냅다 샀는데
한 이틀뒤에 사이즈가 반짝 뜨는 바람에
그것도 냅다 저질러(?!) 버렸다

그리고 다시 여름이다
가을이 없어지면 어쩌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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