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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Sep 07. 2016

<밀정> - 건국절 아닌 광복절

264  송강호의 연기, 공유의 비쥬얼

+ 01 = 워너브라더스 제작, 배급 영화더군요.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주더랍니다. 



우리는 실패해도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 실패가 쌓이고 우리는 그 실패를 디디고 
더 높은 곳으로 나아 가야 합니다


기울어진 배에선
쥐새끼가 가장 먼저 도망치지.



실패에 관한 대사는 영화 속 정채산(이병헌)의 것이고, 
아랫말은 친일파 경부로 나오는 이정출(송강호)의 것입니다.
정채산은 <암살>에서 등장했던 김원봉을 모델로 한 가상의 인물이라네요.




아래 동영상의 음악은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이 작곡한 발레곡인 '볼레로 Bolero'입니다. 
볼레로는 <밀정>의 피날레에 흐르는 음악인데 영화 속 정채산의 대사와도 상통합니다.

볼레로는 하나의 멜로디를 계속 반복합니다. 
플룻의 작은 독주로 시작해서 전 오케스트라의 합주로 확장되죠.

작은 소리일지언정 계속 확장되고 결국은 클라이막스로 폭발하듯 터져나옵니다. 이 반복과 확장, 완성이 볼레로의 단연 매력입니다. 영화의 메세지와 참으로 어울리는 음악이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ZDiaRZy0Ak




음악은 그동안 김지운, 이준익 감독의 음악을 담당했던 Mowg(모그)가 맡았는데, 탁월합니다. 볼레로 선곡을 포함해서 말이죠. 










송강호의 연기는 단연 백미입니다. 
공유와 이병헌이 아무리 멋진 대사를 멋진 얼굴로 한다 해도 송강호에 미치지 못합니다. 한지민은 애초에 앞선 배우들과 분량 차이가 확연한지라 영화의 무게중심과는 약간 거리가 있습니다. 

2013년 이후 송강호 씨의 필모그래피는 지나치게 대단합니다. 
2017년의 <택시운전사>까지 생각하면 놀랍습니다.





김지운 감독의 <밀정>은 최동훈 감독의 <암살>과도 맥이 닿아있습니다.

시대적 배경 뿐만 아니라 항일운동, 긴장감 넘치는 속고 속이는 상황, 게다가 <암살>의 김원봉(조승우 역)이 <밀정>의 정태산(이병헌 역)으로 등장하죠.

그렇게...
<밀정>을 보다보면 <암살>의 장면이 계속 떠오릅니다. 
물론 긍정적인 의미에서 말입니다.



영화 막바지에 등장하는 송강호의 걷는 뒷모습에서 눈시울이 붉어지더랍니다. 영화 전체의 의미와 에너지를 함축해서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아마 일종의 카타르시스였을 수도 있을 겁니다. 




역시 건국절은 안됩니다.
건국절은 45년도의 친일파를 
48년도 건국영웅으로 윤색합니다. 

45년도의 항일 독립운동가를 
48년도 빨갱이나 외국인, 건국 무관자로 비하할 수 있습니다.



이제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까지 개봉하면
<암살> <동주> <밀정>에 이은 항일 역사를 
종류별로 다채롭게 되새길 수 있겠습니다.


추석에 부모님 표를 끊어드려야 할 영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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