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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Sep 15. 2015

기독교와 동성애

약자에게 강한 그들의 비겁한 신앙





내가 내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었나니 이것이 나와 세상 사이의 언약의 증거니라
창 9:13




신은 홍수를 통해 세상의 인류를 진멸한 후에 유일한 생존자인 노아의 가족에 다시는 홍수로 세상을 멸하지 않겠다는 약속의 증거로 무지개를 주었다. 얄궂게도 무지개는 다양성을 존중하자는 의미에서 동성애를 포함한 성적 소수자들이 즐겨 쓰는 소재이기도 하다.



현재 서로의 대척점에 자리한 기독교(특히 개신교)와 성적 소수자들에게 이 '무지개'는 참 아이러니하다.









동성애자의 지옥 = 모두의 지옥


기독교, 개신교계에서 특히 동성애를 반대하는 이유는 당연히 경전인 성경에 근거해서이다.


고린도전서 6:9~10 말씀이다.

'불의한 자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줄을 알지 못하느냐 미혹을 받지 말라 음행 하는 자나 우상 숭배하는 자나 간음하는 자나 탐색하는 자나 남색 하는 자나  도적이나 탐욕을 부리는 자나 술 취하는 자나 모욕하는 자나 속여 빼앗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하리라'


안타깝게도 성경에서는 남색(이라 읽고 동성애라 해석하는)뿐만 아니라 음행, 우상숭배, 간음, 탐색, 도적, 탐욕, 술 취함, 모욕, 사기 치는 자들도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 말씀을 근거로 말한다면 인류는 천국에 들어가기 힘든 존재다. 심지어 더 안타까운 것은 '남색'과 '동성애'를 같다고 해석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물음이다. 남성이 여성을 사랑하는 것과 여색을 같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아니면 한국어 성경이 틀린 건가?









기독교의 선택적 혐오 - 동성애는 NO


지옥을 가는 것(하나님 나라의 유업을 받지 못하는 것)에는 차 많은 원인이 있다. 그럼에도 기독교, 특히 개신교는 특히나 동성애자들, 성적 소수자들에 특히나 더 강력한 주문을 외운다. 


모든 개신교도의 입장을 대변하진 않겠지만, 개신교 장로교의 한 군소교단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대사 부상시 부채춤을 추며 기도회를 열더니 지난 6월 열린 시청 퀴어축제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주한 미 대사관은 이 행사를 공식 지원하고 참석했다. 그리고 반대 집회를 연 그들은 동성애자로 알려진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틀며 발레춤까지 췄다.(관련기사)


인지부조화



인지부조화를 겪으면서까지 그들은 왜 이렇게 동성애, 성적 소수자들에 집착하는 걸까?


그동안의 기독교 가치에 대한 사회로부터의 패배주의가 '이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집단 각성을 일으킨 것인가?








기독교의 선택적 혐오 - 이혼은 OK


얼마 전 헌재에서 간통법은 위헌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OECD 아시아 국가 중 이혼율은 1위이며, 총 순위에서도 5위권 이내다. 이혼과 간통, 그에 따른 재혼은 성경에 근거해서 볼 때 대개 '간음'에 가깝다. 십계명의 7번째 계명이 간음하지 말라였으며 예수 그리스도도 직접 이혼하지 말라고 서너 번 언급하셨다. 그런데 왜 오늘날의 기독교인들은 '이혼'에 대해 한 마디 말하지 않는 건가?



이혼을 선고하는 판사와 

한 푼이라도 서로 더 뜯어내는 방법을 알려주며 이혼으로 밥 벌어  먹고사는 이혼 전문 변호사들과 

간통법은 기본권 침해라며 위헌을 선고한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왜 꼬집지 못하는 건가?


무수히 많고 시끄러운 개신교 단체와 기독교 언론이라는 '국민일보'는 왜 '이혼'이라는 대단히 비성경적인 행태에 대해서 극단의 대책을 발표하지 않는 거지?


혹시 그들에게 지금 중요한 건 종교인 과세, 교회 세습에 대한 치부를 가리는 업무여서 그러한 건가?








기독교의 선택적 혐오 - 좋은 예


아래는 미국의 인기 법정 드라마 Good Wife 여섯 번째 시즌에서 보여준 동성애에 대한 기독교의 불합리한 선택적 혐오에 대한 비판이 담긴 장면이다.






 








기독교의 선택적 혐오 - Kim Davis


Kim Davis(49)라는 여성은 미국 켄터키 주 로완카운티 서기국에서 근무하던 중, 동성 커플의 결혼 증명서 발급을 거부한 일로 감옥에 수감되었다. 이유는 '법원모독죄'. 그녀는 동성커플의 결혼 증명서에 자신의 이름이 기재되는 것을 신앙을 이유로 거부하였다.


그녀는 4차례 결혼하였으며, 그중 2번은 동일한 인물과의 결혼이었다. 참 아름답고 멋지고 독보적인 신앙이다.

그녀는 앞으로도 카운티의 서기로 일하며, 이번 수감과 관련하여 법원의 지나친 명령이 있을 경우 미국의 극우 보수단체에서 공권력에 대항한 행동을 하겠다며 그녀의 '수호천사'를 자처했다.









그래도 결론


나는 기독교 신자며 사람들이 믿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사실 꽤나 보수적인 신앙을 갖고 있다. 


아직까지는 시청의 퀴어축제나 동성 결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특히 과도한 노출이나 '성'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그 축제의 정체성에 의심을 갖고 있기도 하거니와, 자녀 생산이 불가능한 동성부부의 평생애가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앞서기 때문이다. 



기독교, 특히 개신교가 동성애, 성적 소수자 집단에 대해 보다 공평하고 성경적이며 발전적인 자세를 갖기 바란다. 그들은 교회와 신문과 집회를 통해 동성애를 사탄이라고 규정하지만 <동성애 = 사탄>이라고 규정할 만한 성경적 근거를 사용한다면 우리 모두는 사탄이다. 인류는 사탄이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성관계, 후천적이라는 근거 없는 설명, 동성애의 근본적 원인에 대한 설명과 교정방법조차 전무한 상태에서 그들이 동성애, 성적 소수자에 대해서 할 말이 과연 있을까? 성적 소수자 관련한 의미 있는 기관이나 단체가 그들 사이에 있는 건가? 그들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 채 무지를 가리기 위해 비교적 약자 집단인 성적 소수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런 기독교-개신교의 태도는 여성에 대한 무지와 남성 권위주의에서 비롯된 중세시대의 마녀사냥과 흑인과 같은 수영장, 화장실조차 쓰지 않았던 19~20c 인종차별 혐오주의, 나치의 유태인 학살의 논리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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