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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Sep 30. 2015

게르기예프&백건우
그리고 뮌헨 필

`15.11.23 예당



러시아 클래식의 자존심인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11월 23일 예술의 전당에 온다.

자신이 상임을 맡고 있는 뮌헨 필을 데리고 오는데, 협연자로는 백건우.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는 1953년생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1946년생






3년 전 게르기예프는 마린스키 극장 오케스트라를 데리고 왔었는데,  그 3년 동안 게르기예프의 위상은 이전보다 더욱 공고해졌다. 영국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LSO(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이어 첼리비다케의 MPO(뮌헨 필)의 상임까지 맡게 된 것이다. 유럽 유수의 오케스트라의 순위를 매기는 게 옳은 생각은 아니지만 마린스키, LSO, MPO 모두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수위의 교향악단이다. 최근 RCO(네덜란드 로열 콘셰르트 허바우)를 다니엘레 가티에게 넘겨준 마리스 얀손스 이후 최고의 흥행을 보여주는 지휘자다. (참고로 LSO는 MPO로 이동하며 관두고 베를린 필을 관두는 사이먼 래틀이 LSO를 맡게 되었다. 베를린 필은 키릴 페트렌코를 18년부터 새 지휘자로 맞이한다.)


위의 이미지는 이번 내한공연 사이트에서 집어 온 것인데, '차르'라는 표현은 좀 그렇다. 

최근 지나친 러시아 색(레퍼토리)을 지우는 연주를 해오고 있는데 '차르'라니... 



프로그램은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비창'은 게르기예프의 18번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지휘를 공연장에서 몇 번 접했던 사람들은 국내에서는 듣기 어려운 쇼스타코비치나 프로코피예프, 시마노프스키가 아니라 실망한 것도 같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마린스키와 함께한 '비창' 실황을 고화질로 볼 수도 있으니 희소성이 떨어졌는가 보다.



그래도 공연장에서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비창의 관현악을 게르기예프의 폭풍 맨손 지휘로 만나 보는 것도 충분히 훌륭한 일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pFih0b-VJec











우리나라보다 해외 활동이 더욱 활발한 피아니스트 백건우.

이제 일흔 인 그가 '협주곡'을 연주한다. 피아니스트들은 나이가 들수록 협주곡보다는 독주회를 갖는다. 


리사이틀은 그렇다 쳐도, 백건우의 협주곡을 현장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앞으로 손에 꼽을지도 모른다.


어떤 클래식 애호가는 그의  국내 공연은 모두 찾아간다고 한다. 언제 무대를 떠나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나이의 백건우가 협주곡을 한다면, 그것도 게르기예프와 뮌헨 필이라면... 가야 한다.











물론 세르쥬 첼리비다케 이전에도 뛰어난 오케스트라였지만, 첼리비다케를 통해 모든 지휘자들이 선망하는 오케스트라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브루크너 교향곡의 수호자라고 하는 첼리비다케. 


이 오케스트라를 세상을 떠나는 1996년까지 18년간 지휘했다. 


그의 후임으로 제임스 레바인, 크리스티안 틸레만, 로린 마젤이 MPO를 이끌었고, 작년 7월 로린 마젤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나서부터 게르기예프 시대가 시작되었다. 


MPO의 절정이었던 시기를 이끌었던 지휘자 첼리비다케



첼리비다케가 뮌헨 필과 녹음한 브루크너는 정말 환상적이다. 정확한 템포지만 굉장히 긴 호흡을 가진 첼리비다케의 브루크너는 카타르시스 그 자체다. 잔잔한 '브루크너 개시'로부터 폭발하는 절정까지의 긴 호흡, 애호가들로부터 천상의 음악이라고까지 불리는 브루크너 아다지오의 표현은 '이렇게 긴 교향곡은 못 듣는다'고 확신했던 나를 사로잡았다.  



물론 이번 공연이 브루크너 연주는 아니지만... 






발레리 게르기예프, 백건우, 뮌헨필...


게르기예프의 차이코프스키, 뮌헨의 베포벤...

그리고 백건우의 '황제'라니...


이 조합을 어떻게 거스를 수 있을까... 하는데 예매에 너무 늦게 도전했더니 앉을만한 자리는 이미 내 손을 떠났다. 그래도 종종 들어가보는데 여전히 각박하다.



33/25/18/12/7



이번 공연의 좌석별 티켓값이다. 몹쓸 생각인줄은 알지만 이럴 때는 유공자 뿐만 아니라 장애우분들이 부럽기도 하다. 공연장은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이다. 내게도 표를 달라!!!


(물론 12월 정명훈&SPO의 송년 음악회 매진처럼 각박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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