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세계문학전집 고전 콜롬비아 소설
<백년의 고독>의 세계인 가상의 지역인 마콘도를 배경으로 한 마르케스의 첫 소설이라고 한다.
민음사 전집의 170번이 결번이 되자 작년 12월 이 책으로 그 번호를 갈음했는데, 이게 마콘도의 시초이지만 <썩은 잎>을 읽고 <백년의 고독>을 읽기는 어려울 듯 싶다.
책에서 말하는 '썩은 잎'은 마콘도에 들어와 단물만 쪽쪽 빨아먹고 떠난 바나나 회사가 남긴 병폐를 말한다. 특히 공산주의자였던 마르케스의 입장을 생각할 때는 제국주의적 자본주의의 폐해라고 할 수 있다.
할아버지, 엄마, 외손자 삼대가 스스로 묵숨을 끊은 의사의 시신을 발견하고 집 밖으로 옲기는 사이 30분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3대와 의사, 마을을 휩쓸고 썩은 잎만 남긴 자본주의의 과거사를 병치해서 보여준다.
할아버지에겐 폐허와 의사의 고독한 삶에 대한 회한이, 엄마이자 딸에겐 도망치듯 떠난 남편과 부대끼는 현실을 견디는 동시대의 아픔이, 손자는 의사의 죽음이 의미하는 부패의 냄새보다는 희미하게나마 보이는 미래의 희망이 암시되는 듯 했다
콜롬비아 역사의 참여자나 관찰자가 아닌 내 입장에서 <백년의 고독>을 읽지 않았다면 이 책을 읽었다거나 이 책이 의미있다고 얘기할 수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배경지식을 자세하게 풀어낸 번역가 송병선 교수의 해설이 없었다면 이해하는데 더욱 곤란했을 것이다. 마르케스가 저술에 영향을 받았다는 포크너의 <내가 죽어 누워 있을때>가 읽기에 더 친절하고 덜 난해했다.
민음사 세계문학치고는 오타가 많았는데 '128쪽'은 적지 않을 수가 없다.
마르케스 작품 소장용으로는 만족한다. 그나저나 작년 북클럽 에디션으로 신청한 <족장의 가을>은 언제 오시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