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오늘의 작가상
"넌 이렇게 살지 마."
우리 모두에게 서로 다른 뉘앙스로 이 말을 해주는 소설이며, 누군가는 '한국사회 보고서'라고 했고 실제 비관적인 통계 자료들이 곳곳에 기록되어 있다. 그중 가장 신빙성있는 통계는 이것이다.
p63 - 세상은 넓고 변태는 많았다.
나 중학생일때
동네 구립 독서실 관장은 여중생들의 어깨와 엉덩이를 토닥토닥했었다. 교회 위탁 운영이던 그곳의 관장은 교회에서 추천한 집사였고 교회 친구들도 변태 관장의 피해자였다. 그 시대 몇몇 부모들은 예뻐서 그랬겠거니 했는데 도서관 남녀 열람실 책상에는 관장을 욕하는, 특히 변태라는 단어가 여러가지 종류의 펜과 칼로 선명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어느 해에 그 변태 관장이 안수집사가 되었고, 대학생으로 교회학교서 봉사하던 나는 삐딱해진 마음으로 부서 집사님들과 동료들에게 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변태 관장의 변태짓을 모르던 어떤 분은 좋은 분으로 알고 있었다며 말끝을 흐렸고
누군가 "그럼 관장은 '좋은 변태'겠네요?"라고 짚어주었다.
많은 여학생들이 변태 관장의 피해자였다.
그 변태는 아직도 인사받으며 교회를 다닌다.
p144 - "그놈의 돕는다 소리 좀 그만할 수 없어? 살림도 돕겠다, 애 키우는 것도 돕겠다, 내가 일하는 것도 돕겠다. 이 집 오빠 집 아니야? 오빠 살림 아니야? 애는 오빠 애 아니야? 그리고 내가 일하면, 그 돈은 나만 써? 왜 남의 일에 선심 쓰는 것처럼 그렇게 말해?"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서로에게 추천한다.
나는 아이 둘을 기르는 친구에게 선물할 요량으로 한권을 더 샀다.
책을 읽는 동안은 그저 뭉클했는데 친구의 얼굴을 보며 전해줄 상황이 되면 그냥 울컥해버릴지도 모르겠다. 내가 보탠 한 숟갈의 무지가 2017년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테니까.
생리와 출산, 육아와 유산까지 더 알고 더 배우고 가르쳐야 한다. 장강명 작가의 <한국이 싫어서>서 주인공 계나는 호주행 중 생리를 하는데 작가는 '생굴 같은'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에 깜짝 놀랐지만, 아무개는 이 표현도 실제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고 했었다.
세대를 이어 많은 여성들이 겪는 일이라고 해서 그에 따른 고통까지 일반화시켜서는 곤란하다. 그런 일반화는 무시라기보다는 멸시다. 고통을 대하는 개개인의 상황, 태도는 일반적일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