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영국소설 아이리스 머독
아이리스 머독은
지식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의 찌질함을 파헤치고 그려내는데 탁월한 동시에
찌질함에서 건져내는 데에도 뛰어난 구조 실력을 보여준다.
머독의 소설 데뷔작인 이 소설의 30대 주인공인 제이크는 그녀의 부커상 수상작인 <바다여, 바다여>의 주인공인 찰스 애로비의 청년 시절이라 봐도 무색하리만치 빼닮아 있다. 게다가 작품 간 격차와 주인공끼리의 나이 차도 비슷하다.
여성들에게 얹혀사는 번역가이자 작가인 제이크는 자신의 지식이나 철학에는 결벽적인 태도이지만 집세나 돈같은 현실적인 문제에는 지나치리만치 자유롭고 헐렁하다.
p363
지금까지 해 온 지적 노동은 내게 무엇인가 일을 했다는 성취감을 안겨다 주는 법이 없었다. 해 놓은 일을 돌이켜 보면 빈 조개껍데기 안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제이크는 좋아하고 싫어하고 판단했던 자신의 생각은 생각일뿐 실제 관계에서 접촉하면서 마주하는 인물과 관계의 실체와 진실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게 이 소설의 핵심이다.
표지의 몹시 엄중한 표정의 작가의 사진과는 다르게(?) 이야기는 희극적이고 유쾌하다. 특히 제이크의 찌질한 상황들이 여과없이 이어지는데...... ㅋㅋ, ㅋ, ㅋㅋㅋ
그러다가 내 모습이 겹쳐지면서...
그물에 걸린... 낚인 기분이 된다.
타임지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