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책 일기

119 『눈 이야기』 - 조르주 바타유

눈이야기 조르주바타유 비채

by 뿡빵삥뽕

후면에 에로티'슴'이라고 나왔지만
부록으로 담긴 수전 손택의 글처럼 포르노그래피에 해당하는
바타유(1897~1962)의 자전 소설(1928)로
눈은 안구, 고환, 달걀을 의미한다.

본능적인 성애와 욕구가 몽롱하게 펼쳐진다.
선정적이면서도 배설과 관련된 행위에선
가학적인 분위기도 자아내며 강렬한 인상을 주지만,
후편에 수록된 수전 손택의 <포르노그래피적 상상력>이 워낙 날카롭고 번뜩이는지라 소설의 해설편이 첨부된 것이 아닌, 수전 손택의 논의를 위해 소설이 수록된 모양새처럼 보이기도 했다.

오래 전엔 <안구담>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소설로
16세의 남녀가 오직 육체적인 욕구로 관계를 시작한다.
달걀을 여러 소용으로 집착하며
다른 이들을 꾀어 난교를 벌이고
독실한 집안의 소녀 마르셀이 목 매달아 죽은 뒤엔
스페인으로 떠나기에 이른다.

스페인에서 시몬의 스폰서인 영국인(얘도 변태)의 지원 아래
투우장 황소의 생불알을 요구하고
인기 투우사가 황소에 얼굴을 받쳐 안구가 튀어나오고
젊은 신부를 유혹해서 성당에서 관계하는
괴기스럽고 신성모독을 즐기는 장면은 일견 경악스럽다.

실경험 일수도
깨어나기 전의 알로 환원하고자 하는 원초적인 은유 일수도 있다.
소설 속 중독적으로 발생하는 성애와 모독은 비도덕적이지만

손택의 해설을 빌어 이해해본다면
수많은 행위 중 하나일 뿐이요,
모든 이상과 문학이 추구하는 과잉(내러티브와 클리셰까지도 초월한)의 한가지요,
생명의 원류로서가 아닌 죽음을 초래하는 '성'의 이면인
음란이라는 얼굴을
자신의 기억(매독환자이자 소변을 보기 힘든 장님 아버지)을 지렛대 삼아 끌어올려 낸 것이다.

음란하고 힘든 이야기라 성애를 압살해 온 역사 속 교회, 그 교회 안에서 수많은 종합적 성범죄가 권위에 가려 가공할 만한 시간동안 유지되어 왔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이를 다루지 말아야 할 이유 또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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