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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Mar 25. 2018

26 『노르웨이의 숲』 -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 - 무라카미 하루키, 민음사 양억관

⭐⭐⭐☄

노르웨이의 숲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출판 민음사

발매 2016.12.02.



한없이 걸을 수 있다고 한 소설의 한 대목처럼 한없이 읽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소설이었다.

그러다가도 맴 도는 누군가 이 책을 한껏 꼬집은 그 한줄평... '그리고 (어쨌든)그들은 섹스를 했다.'

#맴맴 

이를테면 끝없이 이어진 오솔길을 한 겹만 벗어나면 밤꽃 냄새 풍기는 곳에 모텔이 있고, 모텔을 나와 다시 오솔길을 걷다 갈증이 나 음수대를 틀면 위스키가 나오고... 

이 책이 발표되고 나서 비슷한 시기에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와 흥행하기 시작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른바 #미연시 )의 진행 방식과도 상당히 비슷해서... 

물론 공전의 히트를 친 이 소설이 게임 스토리의 구성을 쫓지는 않았겠지만 유사점이 분명히 느껴지는데, 관습적인 인물의 성장과정에 색칠공부를 최대한 많이 배치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니까 그들은 결국 섹스를 했다'

더불어서 주인공인 와타나베가 일본 작가인 미시마 유키오, 다자이 오사무 보다는 조지프 콘래드, 피츠제럴드, 토마스 만의 취향으로 묘사되지만 소설 전체에 흐르는 체념의 정서와 자살, 끊임없이 반복되는 섹스의 서사는 두 일본 작가를 떠올리게 했다.

등장인물들이 갖는 실체적 정서와 상실 속에서 인물들이 희구하는 서구의 자유분방함의 괴리가 이 책의 묘한 매력을 만들어 내는 걸지도.

와타나베는 뭐랄까... 삼각관계'살'을 지닌 죽음의 폭탄을 돌리는 요조 같기도 한데, 이 공식이 반복된다. 세명 세명 세명 그리고 와타나베는 생존한다 우어어어어

방탕의 화신 도쿄대 법대 나가사와가 등장해서 와타나베가 상대적으로 조신해 보이지만... 그냥 그렇게 보이는거지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은걸.

물론 시간의 세례나, 봄날의 곰 같은 미려한 감성은 하루키만의 개성이다.

p.s. 마지막에 와타나베는 나베를 먹고 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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