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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Mar 25. 2018

58 『곰탕』 - 김영탁

『곰탕』 - 김영탁, 아르테

⭐⭐⭐⭐

곰탕 1              

저자 김영탁

출판 아르테(arte)

발매 2018.03.21.




작가인 김영탁 감독은 연출가가 아닌 소설가로 전업해도 성공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재미있다.

소설 초반 의아하게 만드는 40년전 곰탕의 맛을 찾아 나서는 시간여행이라는 '다소 식상해 보이는 소재'와 'SF적 허점'은 ① 재미 ② 간결한 문장이 촘촘하게 얽어주는 인과관계 ③ 다소 충격적인 전개를 통해 상쇄되고도 남는다.

김영탁 감독의 영화는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소설은... 파괴적이고 간결하고 비관적이다. 그리고는 복잡하게 시간을 되돌린 인과관계에서 역설적인 감상까지 이끌어낸다.

p57
아버지는 아들만 기다렸지만, 아들은 더 이상 아버지를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p111
이런 걸, 싸가지가 없다고 해야 하나. 좋게 말해, 당돌하다 해야 하나, 더 순화해서, 명랑하다 말해야 하나.

이 책은 전적으로 영화처럼 전개된다. 장면 전환으로 장이 넘어가고 문장은 (2권 중후반을 제외하고) 간결하고 단순하다.

처음엔 이 짧고 단순한 문장이 소재에 관한 허점들을 성기게 하거나 누적으로 메꾸려는 시도가 되진 않을까 했는데, 복잡한 인과관계를 밀도있게 엮어주고 속도감 있는 전개를 지지해주는 힘이 되어준다. 

허전하게 만드는 허구적 전제는 읽을수록 이 문장 밑으로 사라져 버리고, 이 문장들이 흔들다리처럼 묶여서 이야기의 끝까지 균형적인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장강명 작가가 남긴 추천사의 마지막 구절인 '스포일러가 될 테니 더는 얘기 안 하련다...'는 평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더불어 영상화 된다면 영화 보다는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게 이 소설의 스케일에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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