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 - 김영탁, 아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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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1
저자 김영탁
출판 아르테(arte)
발매 2018.03.21.
작가인 김영탁 감독은 연출가가 아닌 소설가로 전업해도 성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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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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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초반 의아하게 만드는 40년전 곰탕의 맛을 찾아 나서는 시간여행이라는 '다소 식상해 보이는 소재'와 'SF적 허점'은 ① 재미 ② 간결한 문장이 촘촘하게 얽어주는 인과관계 ③ 다소 충격적인 전개를 통해 상쇄되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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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탁 감독의 영화는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소설은... 파괴적이고 간결하고 비관적이다. 그리고는 복잡하게 시간을 되돌린 인과관계에서 역설적인 감상까지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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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7
아버지는 아들만 기다렸지만, 아들은 더 이상 아버지를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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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1
이런 걸, 싸가지가 없다고 해야 하나. 좋게 말해, 당돌하다 해야 하나, 더 순화해서, 명랑하다 말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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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전적으로 영화처럼 전개된다. 장면 전환으로 장이 넘어가고 문장은 (2권 중후반을 제외하고) 간결하고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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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 짧고 단순한 문장이 소재에 관한 허점들을 성기게 하거나 누적으로 메꾸려는 시도가 되진 않을까 했는데, 복잡한 인과관계를 밀도있게 엮어주고 속도감 있는 전개를 지지해주는 힘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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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전하게 만드는 허구적 전제는 읽을수록 이 문장 밑으로 사라져 버리고, 이 문장들이 흔들다리처럼 묶여서 이야기의 끝까지 균형적인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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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작가가 남긴 추천사의 마지막 구절인 '스포일러가 될 테니 더는 얘기 안 하련다...'는 평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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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영상화 된다면 영화 보다는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게 이 소설의 스케일에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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