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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Apr 26. 2018

86 『소설』 - 제임스 A. 미치너

 『소설』 - 제임스 A. 미치너, 열린책들세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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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366 - 우리가 하는 일이란 고작해야 문학이라는 커다란 관목을 흔들어 뭐 떨어지는 것이 없나 떵바닥을 뒤지는 꼴이라네. 문학의 근간인 실제의 삶은 모두 우리 주위에 드러나 있는데 말일세.

작가, 편집자, 비평가, 독자

이 네명의 인물들이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발화하는 네편의 이야기는 소설이 탄생(작가)하고 선택, 수정, 인쇄(편집자)되고 품평(비평가)을 거쳐 세상에 동화(독자)되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엮어 낸다.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출간 전 언론의 비평이 이루어지지 않아 다소 차이는 있겠으나 전통적인 이 과정을 각자 진지하게 걸어가고 있는 인물들은 출판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을 만족시키고 독서를 더욱 고양시켜 준다.

언뜻 들렸고 확인된 문단의 힘 깨나 쓰는 덜렁이들의 갑질을 생각하면 '이상적인 소설의 산파 과정'으로도 보인다.

비평가 스트라이버트는 가장 냉소를 부르는 대목이었으나 가장 날카로운 지적으로 문학의 미래를 지향한다는, 그 분야에 관한 가장 선명한 해석을 해주었다.

그래도 얼마 전 읽었던 시집에서 칸트와 헤겔을 논하던 그 유명한 평론가의 작품해설은 자기발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에 엮인 비평은 마케팅에 잡혀있는 인질이 아닐까?

작가 루카스 요더의 세계는 소설가 자신의 자서전 같았고, 편집자 이본 마멜은 #악마는프라다를입는다 같은 세련된 색채였다. 부유한 독자인 미망인 제인 여사는 지나치게 이상적인 부러운 노후 생활의 표본이라 가장 비현실적이었지만 '소설'이니까...

나는 빠져들어 읽었다.

노련한 84세의 작가가 자신이 살았던 문학(소설)의 세계에 보내는 연애편지 같았고 독자에게 보내는 애틋부탁같았다.

내가 살던 세계입니다. 나와 동행해주어 고맙습니다. 그러니 독자 여러분, 이 세계를 잘 부탁합니다.

기부에 힘 썼던 그의 노년, 88세에도 소설을 발표하고 사후에도 소설을 발표했지만 사실 우리나라에서 크게 유명하지 않은 그의 작품을 출판사 전집의 세번째 작품(죄와 벌, 햄릿 다음)으로 선택한 열린책들의 결정은 자신들의 세계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으로 느껴지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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