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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May 04. 2018

94 『갱년기 소녀』 - 마리 유키코

 『갱년기 소녀』 - 마리 유키코,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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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22

그리고 삼색 볼펜으로 마그리트, 미레유, 지젤, 실비아, 에밀리라고 적었다. "이건 '푸른 6인회' 멤버들이 쓰는 닉네임인데요. 누가 어머님이죠?"

1976~1977년 소녀 줄리엣에 연재된 아키즈키 미유리의 순정만화 『푸른 눈동자의 잔』의 팬클럽 임원진들을 둘러 싸고 벌어지는 조직 내 암투와 중년여성들이 맞닥뜨린 사회문제, 그리고 살인 사건을 다룬 소설이다.

과거 인기 절정의 (꽃바람 날리고 20등신의 파도거품 눈깔을 지니다가도 눈동자 순삭되기도 하던) 순정만화와 팬클럽의 맹목적인 추종은 그 스스로 교주가 된 스즈에 미우치 여사와 그녀의 명작 『유리가면』을 떠올리게 하는지라... 갱년기를 맞은 팬클럽 여사님들의 마음이 너무나 잘 느껴져서 이걸 어쩌나... 어쨌든 #아모르파티

무대폭풍의 신데렐라 소녀 기다지마 마야와 부잣집 아가씨 걔랑... 백마탄 키다리 왕자님 하야미 마스미. 연극계 환상의 작품 홍천녀를 눈 앞에 두고 연재가 지랄같이 안되고 있다.

팬클럽이라는 세계에서마저 변방의 조그마한 구석에 자리한 중년 여성들과 그녀들의 끝나지 않은 순정만화

#이야미스 라고 분류하는 사람도 있는데 잔혹한 살인사건에도 불구하고 밀려난 그녀들의 세계는 애잔하고 가엾다.

일본 중년여성들은 순정만화라는 추억이라도 있건만 우리나라 중년여성들은 그것도 없어서 홈쇼핑...

여하간에 소설은 순정만화의 추억을 21세기 사회문제와 접합해 일종은 슬픈 잔혹극을 보여주지만 가독성도 높고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분명하고 의미있다.

#갱년기소녀 #마리유키코 #엘릭시르 #김은모 #일본소설 #추리소설 #순정만화 #일본추리소설 #유리가면 #책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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