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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May 07. 2018

97 『폭풍의 언덕』 -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 에밀리 브론테, 민음시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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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관계가 어떤 것인지를 캐서린 언쇼와 그녀의 아버지가 거둔 떠돌이 히스클리프를 통해 보여주는 매우 폭력적이고 집요하면서도 삭막한 이야기로 이 소설을 처음 스치듯 알게 된 건 전설의 연극 순정 만화 #유리가면 에서다.

더불어 진담반 농담반으로 편부 가정이 전통적으로 자녀 인성 교육과 실제적 문제에 얼마나 취약한지, 무능과 폭력성으로 가열차게 보여준다.

출간 당시 야만적이고 구성이 헐겁다는 비판을 받았다는데 부계 가정의 헐거운 부분이 꼬집혀서 매우 아팠던 듯. 거기에다 성경에 심취한 외골수 하인 조셉을 통해 성공회 신부 아버지를 더욱 몰아 세우는 듯 했다.

p78 - 아가씨는 히스클리프를 너무 좋아했답니다. 우리가 아가씨에게 줄 수 있는 제법 큰 벌은, 히스클리프와 떼어놓는 일이었지요.

p133 - "안 돼요! 아직은 안 돼요, 에드거 린튼. 앉아요. 그런 기분으로는 가게 하지 않겠어요. 그럼 내가 밤새도록 괴로울 테니까. 당신 때문에 괴로워하고 싶지는 않아요!"

p150 - 히스클리프가 잘 생겼기 때문이 아니라, 넬리, 그가 나보다도 더 나 자신이기 때문이야. 우리의 영혼이 무엇으로 되어 있든 그의 영혼과 내 영혼은 같은 거고, 린튼의 영혼은 달빛과 번개, 서리와 불같이 전혀 다른 거야.

언쇼가 죽은 후 히스를 괴롭히고 둘의 관계를 훼방하던 힌들리는 캐서린 결혼(에드거 린튼) 후 떠났다 돌아온 히스에게 도박으로 거덜나고 히스는 캐서린의 시누이 이사벨라와 복수하든 결혼한다.

캐서린은 딸을 낳고 바로 세상을 떠나고 이사벨라는 폭력적인 남편을 견디다 못해 도망쳐서 아들 린튼 히스클리프를 낳는다.

시간이 지나고 황폐해진 히스는 힌들리가 자신에게 하듯 그의 아들 헤어튼을 학대하며 복수하려 하지만 어느새 헤어튼은 자신과 비슷하게 자라고... 아내 사후 되찾은 아들 린튼을 자신의 지배 아래 놓고 캐서린 린튼과 사촌 간 결혼을 시킨 뒤 허약한 아들이 죽자 상속 재산까지 노획물로 삼는다. - 영국의 흔한 사촌 결혼

그러다 사촌 사이인 캐서린 린튼과 헤어튼(히스의 정신적 아들)이 히스에 반발하듯 사랑에 빠지게 되고 복수와 광기의 허무한 허기, 캐서린의 유령(환영)에 지친 그는 급사한다.

그리고 폭풍의 언덕엔 다시 햇빛이 찾아든다는 이야기.

대를 이어 정열적이고 솔직하며 관계의 중심에서 폭풍같은 힘을 보여주는 캐서린이라는 캐릭터는 가히 독보적이고 강력하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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