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 나쓰메 소세키, 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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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시로 #그후 와 함께 소세키의 전기傳記 3부작의 마지막 소설로 앞선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아시히 신문에 1909년 10월 부터 연재되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를 저격한 그 때로 이 사건이 소설에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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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한 산시로를 다룬 <그 후>의 다이스케에 이어 <문>에선 친구를 배신하고 친구의 동거녀와 정분이 난 소스케라는 이름의 인물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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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작품의 세 주인공은 처한 상황이나 지나온 과정의 세세한 부분이 미묘하게 다를 뿐 같은 인물로 여겨도 충분할 정도로 큰 궤는 같다. - 그래서 전기 3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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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다이스케에겐 형이 있었고 친구의 부인을 뺏은 셈이나, 소스케는 키워야 할 고등학생 동생이 있고 친구의 동거녀와 정분이 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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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죽은 후 재산 정리를 돕고 동생의 학업을 지원해 주기로 한 숙부 내외는 재산을 가로채고 숙부가 급사한 후 숙모는 동생 고로쿠의 학업 지원마저 끊는다. 그래도 넋 놓고 있는 소스케는 어딘가 나사가 빠진 듯 했지만... 체념에 빠진 무기력한 모습이 남의 일 같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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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친구 야스이를 배신한 일로 도시에서도 가장 고립된 안쪽(p29)에서 지낸다. 큰 소득이 아니래도 관청의 일에 만족하며 아이도 없이 조용히. 6년간 세명의 아기를 잃었지만 둘만의 삶에 만족한다. 그러다가 숙모의 배신으로 고로쿠를 데리고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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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막바지에 이르러 집주인 사카이의 동생이 몽골에서 돌아오면서 이런 우연이 있나 싶게 부부가 배신했던 친구 야스이가 동업자로 함께 귀국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마주칠까 두려워 일주일 휴가를 내어 홀로 가마쿠라의 절로 도망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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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결정을 스스로는 이해하고 정당화했으나 상대(세상)에겐 그럴 용기나 명료한 해설을 할 수 없는 한 인물의 조용하고 내성적인 방황을 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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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2 - 소스케는 밖으로 나갈 용기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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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는 설명할 수 없고 당당할 수도 없는 조용한 욕망에 충실한 이 부부의 소설 속 결론은 불편한 현실(야스이와 관청의 구조조정, 아내 요오네의 병)을 다행히 피했으니 앞으로는 그나마 나은 생활이 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하고 소박한 희망, 기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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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의 수재였던 소세키가 성공가도를 포기하고 막연하게 고민하며 바랐던 삶이 그런게 아니었을까 하면 어딘가 애닲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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