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카르테 1』 - 나쓰카와 소스케, 아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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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0
"동이 트지 않는 밤은 없어. 멈추지 않는 비도 없지. 그런 거야, 학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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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과정인 척 8년을 살아오다 어머니가 죽은 후 죄책감에 약물과용으로 죽다 살아난 이웃방의 학사에게 주인공이자 내과의인 구리하라 이치토가 건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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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같으면 희망을 그리는 저 감동의 물결에 몸과 마음을 맡겼겠지만... 희망이란 자고로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고 판도라의 상자에서도 가장 게으른 녀석이었으니... 상투적인 감동의 절차가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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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실제 의사인)작가가 자기 자신을 써내려 감으로 해서 얻는 장점이 선명하다. 마치 일기처럼 솔직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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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로서는 이보다 뒤에 쓴 #책을지키려는고양이 보다 만족스럽다. 분명 어디선가 듣고 보았던 예쁘고 착한 이야기가 반복되지만 과함 없이 단정하게 잘 정돈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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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스스로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으니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착한 이야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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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암 말기를 보내는 아즈미 씨의 이야기에선 감동을 자아내는 여러 장치(옛 인연, 선물, 편지 등)이 쉽게 눈에 띄지만 직업 의사가 어쩔 수 없이 만나고 반응하는 지극한 현실이 이를 잘 상쇄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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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5
나는 의사이다. 의사는 치료만 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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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적이고 성공보다는 삶을 택한 의사. 소세키를 좋아하는 왠지 초연한 분위기를 풍기는 서글서글한 그의 이야기는 자연스레 착한 소설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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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착한 이야기, 착한 희망, 착한 바람은 냉혹한 현실 앞에서 쉽게 비꼴 수 있는 망상으로 대하게 되는 동시에 배배 꼬여있는 나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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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소세키를 추종하며 그의 #풀베개 를 암송할 정도에 필명까지 그를 빌릴 정도라고 하기에 소세키의 문체와는 차이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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