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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Jun 04. 2018

119 『어떤 소송』 - 율리 체

『어떤 소송』 - 율리 체, 민음사 모던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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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1 - "신고 의무 소홀이에요."라고 벨이 말한다. " 이달에 수면 보고서와 영양 섭취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어요. 운동 실적 그래프도 갑자기 확 떨어졌습니다. 집에서 혈압 측정과 소변 검사를 실행하지 않았어요."

건강이 최우선인 21세기 중반의 독일을 배경으로 한다. 말이 건강이지 개개인의 신체 정보가 공권력에 보고된다.

미아는 권력을 대변하는 [방법]을 믿는 일반 시민이었으나 남동생 모리츠가 정부중매를 통해 만나기로 한 여성의 강간살해범으로 수감되고 감옥에서 낚시끈으로 자살하게 되자 [방법]의 소극적 미보고자가 되었다가 이내 억압된 욕구와 자기결정권의 심볼이 된다.

p49 - "삶이란."하고 모리츠가 말한다. "하나의 제안이고 우리는 그걸 거부할 수도 있는거야."

p176 - "진실은 항상 곁눈으로만 볼 수 있어. 고개를 돌리는 순간 거짓이 되지."하고 미아가 말한다.


p232 - 켜졌다, 꺼졌다. 사람은 깜박거려야 해. 자유로운 인간은 고장 난 전등을 닮았어. 모리츠가 이렇게 말 한 적 있다.


p256 - 그녀는 [방법]이 자기를 순교자로 만들어 주리라 진지하게 믿었어요. 능력 없는 집권자들만이 흥분한 인민에게 숭배할 인물을 선물하는 법이죠. 나사렛 예수, 잔 다르크처럼요.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복합적이다.

[방법]에 의해 제지되는 '병날권'이라는 병이 날 권리는 건강이라는 것이 과연 선한 것이며 그것을 강요 할 권리가 타인에게 있느냐.

모리츠를 강간살해범으로 내몰고, 재판에서 유죄를 받은 미아에 대해 허점을 드러낸 권력이 마지막에 선택한 영악한 답안지, 순교자를 인정하지도 민중에게 제공하지도 않은 그 선택이야말로 심리 조종자로서의 절망적인 디스토피아 권력이 아닌가 싶다.

이를테면... 오늘 네가 비록 손해봤지만 착하고 성실한 너를 칭찬해. 절대 화를 내거나 분노해선 안돼. 화 내는 사람이 진거야.

이런 식빵

이 소설엔 오늘 읽은 내가 하루만에 이해하기엔 쉽지 않은 아이러니가 있는데, 기독교를 비판하는 다양한 목소리가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혁명의 필수 요소로 (가장 기독교적인) 순교자의 희생(피)를 지목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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