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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Jun 06. 2018

120 『고독은 잴 수 없는 것』 - 에밀리 디킨슨

『고독은 잴 수 없는 것』 - 에밀리 디킨슨, 민음사 세계시인선

●●●●
p13
'Nothing' is the force
That renovates the World ─
세계를 새롭게 하는
힘인 '허무' ─

어쩌다보니 생각지도 못 하게 어제 읽은 #어떤소송 과 궤를 같이 하는 시집을 읽게 되었다.

19세기 미국의 은둔 시인(1830~1886)에게서 청교도 정신을 뚫고 회의적이며 세계의 그늘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시선을 발견한다는 건 일종의 신비로움이었다.

p77
현명함이란, 결국 사라지는 것 ─
그걸 눈치채려고 학자들은 쩔쩔대며 ─
그걸 얻으려고 인류는
시대의 경멸과
십자가를 진다. 어느덧
믿음은 사라지고 ─

p78
Because I could not stop for Death ─
He kindly stopped for me ─

p99
추억으로부터 우리
달아날 날개가 있다면
무수히 날게 되리라.

외로움이라기 보다는 고독, 그곳을 가볍게 거니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는 (홀로 있길 좋아하는 내게는) 고립이라기 보다는 독립이며 허울 좋기만 한 세계에 보내는 잔인하고도 통쾌한 가운데 손가락 같기도 한데... 사실 중지 업 중지 업 하기에도 귀찮으니 나의 세계를 방해하지 말길 바람.

에밀리 디킨슨은 그러했다. 우리 서로 귀찮게 굴지 말아요. 나만의 세상을 거닐기에도 녹록치 않은데 세상의 필요충분 조건을 내게 요구하지 마세요.

우리는 이제 슬픔을 스스로 만들 수 있고 슬픔이 자라고 말고는 누구도 결정할 수 없지요.

#고독은잴수없는것 #에밀리디킨슨 #emilydickinson #민음사 #민음사세계시인선 #고전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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