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산책
⭐⭐⭐⭐☄
특히나 깐깐했던 #데이비드포스터월리스 를 좋아하고 #허먼멜빌 과 #찰스디킨슨 , #에밀리디킨슨 을 인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내가 지나온 독서의 영토에 풀이 자라고 꽃이 피는 광경을 보는 것만 같았다.
ㆍ
뉴요커의 대표 교열자가 세심(?)하게 고른 대표작들이 중고매장이 아닌 내 책장에 모여 계신다니!!
ㆍ
이 책의 평점은 전적으로 주관적이다. 주관적이지 않은 평가가 어디 있겠냐마는 혹여 이 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의 사정이다.
ㆍ
자신의 분야에 정통하고 강박적이며 고집스러운 동시에 그러든지 말든지 갈 길 가는 저자는 심지어 강력하다.
ㆍ
p31
영어에는 오자가 되기 쉬운 단어가 무척 많다. 틈만 있으면 오자를 지적하려는 깐깐이도 부지기수로 많다. (중략) 게다가 영어는 태생이 잡종이라 무지하게 엉클어진 실타래 같다.
ㆍ
저자 메리 노리스가 교열자로 일하는 뉴요커는 #한나아렌트 의 그 유명한 취재기 #예루살렘의아이히만을 연재한 잡지다. 종종 그 역사적인 지면을 뉴욕타임즈와 헷갈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뉴요커다.
ㆍ
문장과 단어, 철자, 기호(하이픈, 대쉬, 세미콜론, 콜론, 아포스트로피 등)에 대한 저자의 열정, 강박, 고집은 신기하게도 내게는 시종 유쾌하게 읽힌다.
ㆍ
예문이 영문이다보니 이해하기가 난해한 지점이 상당하지만 다음에 다시 읽으면 된다.
ㆍ
p167
모비딕(Moby-Dick)에 하이픈을 넣은 사람은 교열자였다.
ㆍ
괜시리 궁금했던 모비딕의 하이픈이 교열자의 의도였으며 내가 같은 것을 궁금해했다는 사실은 오! 이 기쁨. 난 너무 이상한 게 아니야.
ㆍ
p46
철자는 낱말의 옷이요, 외부로 향하는 가시적 기호다.
ㆍ
거지같은 문장을 발견했을때 비록 외부로는 전부 다 표출하지 못하지만 머리에서 가슴까지 불편한 그 심정에 관한 메리 노리스의 철학을 유사품으로 지닌 나는 이 책이 즐거웠다. 가시적인 기호를 망치면서도 오히려 당당하다니.
ㆍ
비록 제목이 저게 최선이었냐는 의문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사서 읽은 것은 선다방에도 출연하신 @the_gachi 님처럼 표지에 끌렸음이요 소재가 건드리는 나의 사소한 욕망이 끓어올랐음이다.
ㆍ
더불어 역자인 김영준 니의 노고가 그대로 느껴졌는데 번역가 #김명남 님의 역작인 DFW의 에세이집 #재밌다고들하지만나는두번다시하지않을일 을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ㆍ
뭐... 양철북 읽다 지쳐서 읽은 책이니 뿜뿜이 없었겠냐마는 유쾌한 장인정신, 뉴요커에 관한 개인적인 호기심과 여성으로 성전환한 동생을 부름에 있어 그와 그녀 사이에서 방황한 경험과 연필 편력은 에세이의 의미를 충분하게 정의하고도 남는다.
ㆍ
그러나 '일본어에 성별이 없다'는 저자의 의견은 틀렸다.
ㆍ
ㆍ
#뉴욕은교열중 #메리노리스 #마음산책 #에세이 #교열 #뉴요커 #thenewyorker #newyorker #marynorris #책 #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