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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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
그 모든 것으로 나는 자살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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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
"저 호모 머리통에 모자를 처박아볼까?" 나는 폭발했다. "이봐요, 오늘 아침에 나는 목 수술을 받았소. 에이즈에 걸렸고 주머니에는 주사기도 들어 있소, 그러니 괴롭히지 말고 꺼지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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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
나는 림프선 종양이라는 판정을, 그토록 받아들이기 어려운 생각을 곱씹으면서, 그리고 그 추정이 확정되면 자살하겠다고 결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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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0
나는 빨간 모자를 쓴, 아주 마르고 키가 큰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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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에르베 기베르는 동성애자이며 위대한 #미셸푸코 의 동성연인으로도 알려졌으며 에이즈 환자였고, 그래서 36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작가, 사진가, 극작가였으며 르몽드에서 기자생활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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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모자는 그가 쓰고 다녔던 모자로 그 자신을 지칭한다. 추운 러시아를 방문했을때 차라리 얇은 그 모자를 쓰고 싶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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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1955~1991)가 세상을 떠난 다음 해인 1992년 갈리마르에서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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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6
죽은 작가들이 내 주위에서 원무를 추었고, 내가 애지중지하는 유령들의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체호프, 레스코프, 바벨. 불가코프, 도스토예프스키, 소세키, 타니자키, 슈티프터, 괴테, 무질, 카프카, 웅가르, 발저, 베른하르트, 플로베르, 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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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0
이 일화를 이처럼 고착시키는 것이 바로 글쓰기의 우연이고 절망이다, 내가 그것을 찢어버리고 다시 시작할 때까지, 언제까지나, 항상 똑같이, 미칠 지경까지, 침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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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6
수많은 약들을 보고 무슨 병을 앓고 있는지 물었다. 나는 "백혈병"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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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어찌해서 에이즈에 걸리게... 혹은 매이게 됐는지는 차치하자. 그가 자신의 고통을, 삶을 연장시켜주는 아편과 디기탈린이 없이는 살 수 없는 '빨간 모자를 쓴 남자'로 지낸 겨울, 마지막 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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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초상화 스물다섯 점을 그려준 가상의 유명화가 야니와 실존하는 화가 발튀스. 발튀스를 최초로 인터뷰한 기자이기도 했던 기베르는 자신의 속물성과 회화의 의미, 미술계의 세속적 욕망을 야니에게 투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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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러시아에서 실종된 화상 비고. 그의 죽음이 밝혀지는 서스펜스의 기저에서도 꺼져가면서 축 늘어지는 목숨의 낮은 기운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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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에 걸린 동성애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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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정체성의 시작을 에이즈로 인정하는 목소리는 얼마나 고통스러울 것이며 그것은 독자들의 편견을 관통하려는 목소리라기 보다는 타자화된 자신을 응집해서 소설(혹은 에세이) 첫 머리에서 자신을 린치하려는 청년들에 의해 절대 파편화 되지 않겠다는 자기구원의 의지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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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와 속물적인 욕심, 불륜, 쥐 마저도 그러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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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사진과 영상,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으로 살아남겠다는 절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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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것으로 나는 자살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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