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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Jul 24. 2018

137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
니체의 영원회귀가 소설 속에 등장하기도 하고 이 책의 서평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개념인걸로 기억하는데

공산주의 하에서 배제되고 핍박받는 지식인의 비애와 한 마디에서 비롯되는 운명의 장난이 #농담 에 이어 이 책에서도 그렇게 회귀한다.

세대의 차이 때문인지 그냥 나의 취향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반복되는 주제와 반복되는 자기연민&자기애가 지극하게 느껴져서 마음이 깊은 데까지 닿지는 않았다.

p506
"당신의 임무는 수술하는 거야!"
"임무라니, 테레자, 그건 다 헛소리야. 내게 임무란 없어. 누구에게도 임무란 없어. 임무도 없고 자유롭다는 것을 깨닫고나니 얼마나 홀가분한데."

소설의 서술 순서로는 테레자와 토마시가 죽었다는 사실을 미국으로 망명해서 들은 사비나의 기억 이후에 서술되어 회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토마시와 테레자의 대화, 드디어 자유를 체험하는 토마시의 감동적인 고백이 위로를 주긴하는데...

탁월한 이야기와 날카로운 시대비판, 조국에 대한 애타는 마음이 느껴지지만 그 모든 것을 자기연민이 뒤덮고 있는 인상이 도저히 지워지지가 않는다.

물론 전에 읽은『농담』에 비해 보다 성숙하고 뛰어나고 인물 간 관계도 더 견고해서 생생한 시대 분위기를 전해 주지만 그 닮음새가 반갑지가 않다.

나도 자꾸 비슷한 내용을 반복해서 적고 있는데, 많은 분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이런 불편한 내 감상을 숨길 수가 없다.

분명히 읽음직하고 #다니엘데이루이스 와 #줄리엣비노쉬 의 영화 속 연기를 상상하며 읽는 기쁨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맞다.

참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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