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오늘의 젊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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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8
엄마란 자신이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더라도 죄송합니다와 고맙습니다를 입에 달고 살아야 마땅한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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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4
한 때 같이 일했던 선배의 경험담을 통해 외벌이니 맞벌이니 구별하는 방식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후려쳐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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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8
요진은 남의 집안 우환을 두고 아침부터 출근길 안줏거리로 삼는다는 인간적인 죄책감의 귀퉁이를 세모꼴로 접어 두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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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교외에 정부주도로 세워진 공동 실험 주택에 입주한 네 가족이 겪는 인위적인 섞임의 불편과 관계의 허영에 관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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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공동체, 이웃에 관해 어릴 때부터 세뇌시켰던 환상, 신기루가 21세기의 변화하는 세태와 얼마나 부자연스럽고 작위적인 것인지를 보여주는데, 작가의 의식도 날카롭고 문장도 세련되어서 이 시리즈의 장점, 잘 읽히고 사회 비판적인 그 영역에 자연스럽게 안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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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내가 생각하는, 짐작하는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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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3
한번 다림이를 부탁하면 다음번 유사시에 자신이 세아와 우빈이를 맡아야 할지 모른다는 계산에서 나온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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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부딪히는 분야 중 가장 예민한 지점은 육아, 공동육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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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밀실처럼 고립된 12세대의 건물에 틀어박힌 네 가족의 입주조건도 장기거주조건도 아이다. 저능한 행정의 영역이 함몰시키는 지점과 결국 제로섬 경기가 되는 부모들간 눈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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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가 주목받고자 하는 개인과 분리되고 싶은 개인, 친절을 내세운 바람기, '집사람'이라는 기울어진 어휘, 경제 문제가 뒤섞이면서 결국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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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날카롭고 드세고 공통점도 없는 인물들로만 건물을 채웠는지 물을 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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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공동체 주의의 허위, 의도적인 어울림, 작위적인 이웃 정서, 현실을 보기엔 한참 뒤떨어진 기능장애 행정관념이 너무 잘 보여서 쉴새없이 공감하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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