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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Jul 24. 2018

148 『리마커블 천로역정』 - 존 번연, 개리 슈미트

규장

⭐⭐⭐⭐
기독교 신앙과는 결별하고 불가지론자로 살기로 결심한 뒤에도 버리거나 팔지 않고 계속 소장하는 책이다. 

p108
"등을 보호해줄 갑옷은 없습니까?"
크리스천이 물었습니다.
"싸움에서 물러나 적에게 등을 보이며 후퇴할 작정입니까?"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다시 읽었는데도 등을 보호하는 갑판이 없는 108쪽에 등장하는 전신갑주에 관한 부분은 문학적이고도 신비한 감동을 준다. 

바울은 에베소서 6장에서 전신갑주의 등판을 말하지 않았을 뿐인데 번연은 이를 얼마나 강력하고도 빛나는 복음의 원리로 밝혀내는지 말이다.

(뭐 사실 이도저도 안된다면 제네바 협정을 믿고 항복하면 되니까 등판이야 뭐... 없어도 나쁘지는 않다)

이 책은 그림도 훌륭하지만 아이든 어른이든 쉽고 빠르게 완역판의 핵심에 다가갈 수 있도록 잘 요약되었다. 선물도 많이 했던 책인데 지금은 속이는 자 보다도 강한 무신론자 뒤에나 나올 법한 불가지론자라니... �

언제나 강렬하다. 육체적 거인과 괴물이나 자본과 기만의 속임수보다 회의에 사로잡힌 #무신론자 의 솔직한 한숨이 가장 마지막의 유혹이라는 사실이.

지금도 가치있는 책이고 영미문학의 무의식적인 상징작업에서 자주 활용되는 만큼 종교와 상관없이 읽어봄직 하다.

지금부터는 그냥 후일담...

신앙서적을 정리하면서 알라딘 어플에 찍어보니 가지고 있던 책의 90%는 매입불가 판정을 받았는데 만권, 십만권씩 팔린다던 유명 목사들의 저서도 매입불가.

매입불가 결과가 소돔과 고모라에 쏟아진 유황과 불덩이처럼 피할데 없이 가득한 와중에도 이 책은 여전히 청교도적 자본주의 체제에서도 살아남았다.

p.s. 당연히 이 책을 읽지 않는 대다수의 기독교 신자들 덕에 이 책의 수많은 비유와 상징을 자기 것 마냥 꽁으로 써먹는 성직자를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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