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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이 Jul 24. 2018

147 『소설 제주』

전석순 김경희 SOOJA 이은선 윤이형 구병모, 아르띠잔

⭐⭐
p200
되는 일이 없다

"나의 이 우울한 기분을 업↗시켜주기 위해서 <죄와 벌>과 <전쟁과 평화>를 읽겠어"

혹은 
"요즘의 나는 너무 들떠 있으니 산만한 기분을 정돈↘하기 위해서 <괴짜 가족>을 독파하겠어..." 라고는 하지 않는다.

더불어 인간의 존엄성을 묵도하기 위해 <소년탐정 김전일>과 <명탐정 코난>을 읽지도 않는다.

이 책의 뒷 표지를 보면 '이게 사는 건가 싶어... 여행 가방에 함께 넣어가도 좋을 책 한 권'이라고 적혀 있는데, 내가 여행가서 홧병이 나서야 쓰겠는가 말이다. 

제목은 <소설 제주>이나... 그보다는 <제주 수첩>, <제주매거진 2580>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제주를 가려는 가장 우울한 이유를 가진 이야기들이 우울하게 펼쳐진다.

책의 전체적인 메시지나 분위기와 정반대의 내용을 책 표지와 프롤로그에 담아놨다. 난 이걸 독자에 대한 배신이라고 생각한다.

여섯 편 모두 세기말 신춘문예에서 느껴질 감성으로 가득하다. 이야기들이 주욱 저기압이다. 장편도 아니요 한 작가의 단편집도 아닌데 등락이 없으니 지친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마저 날 괴롭히고, 단편들이 '제주의 우울'이라는 주제로 모여있다. 오늘 날씨처럼.

편집상의 실수인지 작가의 의견인지 모르겠으나 충격적인 비문도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제주, 가고 싶도록 마음을 부추겼던 그 모든 것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p.s. 다만, 육지인들과 관광객들과 지난 역사가 제주에 남겨두고 간 우울과 서글픔을 만나고 싶으...ㄹ... 수도 있을까


#소설제주 #아르띠잔 #한국소설 #단편집 #책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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